경기도 남양주에서 교제살인 사건이 발생했다. 전자발찌를 착용한 남성이 스토킹하던 여성을 살해한 뒤 도주했다가 붙잡혔다.
14일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58분쯤 남양주시 오남저수지 인근에서 40대 남성 A씨가 평소 알고 지내던 20대 여성 B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하고 도주했다.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B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 B씨는 A씨의 스토킹으로 경찰의 보호 조치를 받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피의자 A씨는 법무부 보호관찰 대상자로 전자발찌를 착용 중이었고, 차량을 이용해 여성에게 접근한 뒤 흉기를 휘두르고 도망친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 직후 현장 주변 폐쇄회로(CC)TV 영상을 토대로 피의자의 동선을 추적한 경찰은 오전 10시8분쯤 범행 장소에서 수십 ㎞ 떨어진 양평군에서 A씨를 검거했다. 차량에서는 범행에 사용된 흉기가 발견됐다.
이날 A씨는 주변에 사람들이 있는 상태임에도 B씨에게 접근해 흉기로 복부 등을 수차례 찌른 뒤 타고 온 차량을 타고 그대로 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를 남양주북부경찰서로 압송해 정확한 범행 동기와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구속영장 신청을 검토할 방침이다.
한국여성의전화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약 22.5시간마다 1명의 여성이 친밀한 관계의 남성 파트너에 의해 살해되거나 살해될 위험에 처했다. 교제폭력과 교제살인 피해 사례는 매년 상당한 수준으로 발생하고 있지만 관련 법안은 수년째 국회에서 진전을 보이지 않는 실정이다.
교제폭력 법제화는 이재명정부가 발표한 123대 국정 과제 중 하나로, 성평등부와 법무부가 추진해야 할 여성 안전 분야 정책 1순위로 꼽히지만 후순위로 밀려난 모습이다.
성평등부 소관 법안의 경우 스토킹 피해자와 교제폭력 피해자를 동등하게 보호 대상으로 삼는 내용으로 ‘스토킹방지 및 피해자 보호법(이하 스토킹방지법)’ 개정을 통해 지난해 9월 성평등가족위원회에서 논의를 마치긴 했다.
하지만 법무부 소관 법안은 논의조차 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제사법위원회에는 교제폭력에 대한 정의부터 접근금지 등 피해자 보호를 위한 조치 등을 담은 법안들이 2024년부터 발의됐지만 본격적으로 논의된 적은 없다.
1년 4개월 전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28인이 발의한 스토킹범죄 처벌법 개정안 등은 단 한 번도 법안소위에서 다뤄지지 않았다. 교제폭력을 가정폭력 범주에 넣어 정춘생 조국혁신당 의원 등 23인이 발의한 가정폭력처벌법 개정안도 1년8개월 동안 잠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