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이란 공습 이후 국제유가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는 가운데, 정부가 시행하는 석유제품 최고가격제가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파악된다. 석유제품의 가격 상한을 정하자 한때 2000원을 넘어섰던 휘발유, 경유 가격이 제도 시행 이틀 만인 14일 1800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14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기준 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은 L당 1844.27원으로 전날보다 19.80원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경유 평균 가격은 L당 1846.20원으로 전날대비 26.47원 내렸다.
이 가격은 이날 오전 9시(휘발유 1851.9원, 경유 1856.1원) 이후에도 하락한 것으로, 가격 내림세가 커지고 있는 분위기다.
정부는 중동 사태 이후 최고가격제 시행에 들어갔다. 이재명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일부 업체가 어수선한 틈을 타 폭리를 취하거나 부당이득을 챙기는 일이 없도록 국민 여러분의 감시와 참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오일콜센터’ 인스타그램 계정과 전화번호, 홈페이지 주소를 직접 게시하며 24시간 가동되는 콜센터로 국민들이 자발적 신고를 할 수 있고, 폭리를 취하는 업체를 적발해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정부 의지에 영향을 받아 주유소들은 지난 13일과 14일 기름값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지난 13일 오후 2시 기준 전국 주유소 1만646곳 중 전날 종가보다 휘발유 가격을 인하한 곳은 4633곳(43.5%)으로 집계됐고, 다음 날 더 많은 주유소가 이 흐름에 동참한 것으로 분석된다.
범부처 합동점검단은 당분간 강도 높은 단속을 진행한다. 정부는 향후 2주를 특별 단속기간으로 설정해 전국 주유소를 대상으로 불법행위 여부에 대해 집중 점검하고 불법행위가 적발될 경우 즉시 조치한다.
최고가격제 시행과 관련해 매점매석 등 불법행위 가능성에 대해서도 적극 대응하고 알뜰주유소의 가격도 철저히 관리해 최고가격제 효과가 전국 주유소에 확산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다.
다만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장기화 국면에 돌입하는 것은 불안 요소로 꼽힌다. 미국의 이란 하르그섬 공격이 석유 저장시설이나 수출 터미널 공격으로 번질 경우 글로벌 원유 공급에 큰 충격이 발생해 국제유가를 또 상승시킬 수 있다.
국제유가 변동은 통상 2~3주 시차를 두고 국내 주유소 가격에 반영되는 만큼 다음 주 국내 기름값 흐름은 1800원을 지지대 삼아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