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진호 참전용사 아들, 美 유력 싱크탱크 소장 된다 [이 사람@World]

트럼프 1기 합참의장 조지프 던포드 장군
오는 5월 취임할 CSIS 새 소장으로 내정
6·25 참전용사 아들… 한·미 동맹 중시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2017년 1월∼2021년 1월) 당시 한·미 동맹 및 한·미·일 안보 협력 강화에 힘쓴 조지프 던포드(70) 전 미군 합동참모의장이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차기 소장에 선임됐다. CSIS는 외교·안보 분야의 유력 싱크탱크로, 오랫동안 한·미 양국 지도자들 사이에서 소통 창구 역할을 해왔다.

 

CSIS는 12일(현지시간) 오는 5월 취임할 차기 소장에 던포드 전 합참의장이 내정됐다고 밝혔다. 2000년부터 26년간 CSIS를 이끈 존 햄리(75) 현 소장은 은퇴 후 명예 소장을 맡을 예정이다.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국방부(현 전쟁부) 부장관을 지낸 햄리는 손꼽히는 지한파(知韓派) 인사로 김대중정부부터 현 이재명정부까지 한국 대통령들에게 외교·안보 전략을 조언해왔다.

2017년 8월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방한 중인 조지프 던포드 미군 합참의장을 접견한 뒤 악수를 나누고 있다. 던포드 전 합참의장은 오는 5월부터 미국의 외교·안보 분야 유력 싱크탱크 CSIS 소장으로 일할 예정이다. 청와대 제공

가장 최근에는 2025년 8월 취임 후 처음 미국을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이 CSIS에서 미국 오피니언 리더들을 대상으로 정책 연설을 할 수 있도록 주선하기도 했다.

 

햄리의 뒤를 잇게 된 던포드는 해병대사령관(대장)으로 일하던 2015년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 의해 합참의장으로 발탁됐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으로의 정권 교체에도 불구하고 자리를 지켜 4년 임기를 채우고 2019년 9월 전역했다. 트럼프는 부하나 참모들을 함부로 대하는 것으로 악명이 높지만, ‘군 서열 1위’ 던포드만은 깍듯이 예우하고 그의 조언을 경청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던포드는 트럼프 1기 행정부 초반에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제임스 매티스 국방부 장관과 더불어 ‘어른들의 축’(Axis of Adults)으로 불렸다. 이들은 모두 군 장성 출신이거나 현역 장성이란 공통점이 있는데, 미 언론은 “트럼프의 무모한 리더십을 견제할 수 있는 중량급 인물들”이라고 평가했다.

조지프 던포드 CSIS 차기 소장 내정자의 아버지는 6·25 전쟁 당시 미 해병대 병사로 참전했으며, 장진호 전투에서 중공군과 싸워 살아남았다. 오른쪽부터 던포드, 그 부친인 조지프 던포드 시니어, 박승춘 전 국가보훈처장. SNS 캡처

던포드는 한국과도 인연이 깊다. 그의 부친은 6·25 전쟁 당시 해병대 병사로 참전했으며, 저 유명한 장진호 전투(1950년 11∼12월)에서 중공군과 싸워 살아남았다. 문재인정부 출범 직후인 2017년 8월 합참의장 자격으로 방한한 던포드는 우리 국방부·합참 관계자들과 만나 한·미 동맹의 주요 의제들을 조율함은 물론 청와대에 들어가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하기도 했다.

 

한·미 동맹과 한·미·일 3국 안보 협력을 나란히 중시한 던포드는 한·일 갈등이 극심하던 2019년 8월 한국 정부가 미국의 반대에도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을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하자 강한 유감을 표명하기도 했다. 당시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이 기자회견에서 “한·일 양측에 매우 실망하고 있다”고 말하자 옆에 있던 던포드도 “장관님의 실망에 공감한다”며 “한·일 관계의 후퇴”라고 차갑게 논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