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희망을 품고 달리다!’라는 주제로 제주시 애월읍 봉성리 새별오름 일원에서 펼쳐진 2026 제주들불축제가 14일 막을 내렸다.
올해 축제는 들불축제 본연의 전통적 가치를 계승하면서도 첨단 미디어 기술을 접목해 눈길을 끌었다.
희망기원 풍물대행진을 시작으로, 오름 전면을 캔버스 삼아 레이저와 불꽃이 결합한 융복합 미디어아트 쇼 ‘디지털 불놓기’가 밤하늘을 수놓았다.
2023년부터 중단했던 달집 태우기와 횃불 대행진이 부활해 열기가 뜨거웠다.
축제의 대미를 장식한 밴드 자우림의 피날레 콘서트 ‘희망 쏟아진다’는 추운 날씨 속에서도 참가자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희망을 선사했다.
낮 시간대에도 풍성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가득했다.
묘목 나눠주기를 비롯해 목장길 트레일런, 제주시민 노래자랑, 청소년 댄스 경연대회가 열려 방문객의 호응을 얻었다.
행사장 중심으로 위치를 옮겨 접근성을 높인 마상마예 공연과 제주의 독특한 결혼 풍습을 재현한 가문잔치도 진행돼 눈길을 사로잡았다.
지난 축제에서 논란이 됐던 바가지요금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향토음식점과 푸드트럭 메뉴를 사전 공지하고, 입구에 실제 제공 음식 샘플을 전시해 신뢰를 높였다.
상생장터에서는 제주 우수 특산물을 20% 이상 할인 판매해 지역 경제 활성화를 꾀했다. 더불어 푸드트럭까지 다회용기 사용을 확대하고 탄소중립 스탬프 투어를 운영하는 등 일회용품 없는 친환경 축제로서의 입지도 다졌다.
김완근 제주시장은 “이번 축제는 오랜 전통에 현대적 감각을 덧붙이고, 바가지요금 근절 등 체질 개선을 통해 상생과 화합의 축제로 거듭났다”며 “새로운 제주들불축제에 보내주신 도민과 관광객의 뜨거운 성원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제주들불축제는 1997년 제주시 애월읍 어음리에서 시작돼 구좌읍 덕천리 마을공동목장(1999년)을 거쳐 2000년부터 새별오름이 고정 축제장으로 이용됐다. 축제는 제주의 전통적인 목축문화 가운데 하나인 목장에 불을 놓는 화입 또는 방애를 현대적으로 해석해 관광상품으로 만들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옛 제주인들이 초지에 소와 말의 방목을 위해 해묵은 풀을 없애고 진드기 등 해충을 구제하기 위해 늦겨울에서 초봄 사이 들판에 불을 놓는 것을 기원으로 삼았다. 산불 우려 등으로 1960∼1970년대 자취를 감췄다. 이 풍습을 ‘오름불놓기’로 재탄생시킨 게 들불축제다. 하지만 지난 30년 가까이 이어져 온 ‘오름불놓기’ 재연이 기후·환경위기 등으로 폐지 논란이 일자 융복합 미디어아트 쇼인 ‘디지털 불놓기’로 대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