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올해 첫 추가경정예산(추경)으로 중동 전쟁과 유가 급등의 충격을 완화하고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민생을 지원하는 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빠른 대응을 강조한 가운데 기획예산처와 관계 당국은 "주말과 휴일을 반납하고" 초고속 예산 편성에 나섰다.
추경 규모는 적게는 10조원에서 많게는 20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이 정치권과 민간에서 나온다.
◇ 李대통령 지시에 즉시 추경…중동전쟁에 "대외 여건 중대 변화"
◇ "삼전·SK 영업익 90조원" 10조∼20조원 추경 거론
작년에 반도체 등이 호황을 맞이한 가운데 정부는 추가 국채 발행을 하지 않고 초과 세수를 활용해 추경을 편성하겠다는 방침이다.
세수 풍년 기대 속에 중간 규모 이상의 추경이 거론된다.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안도걸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15조∼20조원 정도"가 적정한 추경 규모라고 말했다.
기획처의 전신인 기획재정부 예산실장과 2차관을 지낸 안 의원은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의 영업이익만 따져도 합계 90조원에 달하고 근로소득세나 증권거래세 징수 실적이 좋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유류가격 상승으로 인한 서민·자영업자 부담 증가에 대응하고 소상공인의 전기요금 감면을 위한 에너지 바우처 등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KB증권 역시 최근 내놓은 보고서에서 추경 규모가 10조∼20조원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보고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이 높아져 법인세가 5조3천억원 정도 더 걷힐 수 있다면서 법인세와 증권거래 증가에 따른 초과 세수가 최소 10조원이라고 관측했다.
정부는 각 부처의 사업 계획을 받아야 추경 규모를 가늠할 수 있으며 현재로서는 결정된 것이나 목표치가 없다고 일단 선을 긋고 있다.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은 KBS 1TV '사사건건'에 출연해 "추경의 재정적 규모가 10조원, 20조원이라는 보도가 나오고 있는데 그건 앞서 나간 것"이라며 "규모는 확정되지 않았고, 추경 소요를 재정 당국이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산 당국의 한 관계자는 "각 부처 사업을 보고 중동 상황 극복을 위해 더 필요한 게 있는 살필 것"이라며 "규모는 우리도 정말 모른다"고 예단을 경계했다.
2006년 10월 국가재정법 제정 후 총 18차례 추경의 총지출 순증 평균 규모는 13조7천억원 수준이었다.
국회 예산정책처가 작년에 발간한 '역대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사례와 국회 심의 결과' 보고서 및 의안정보시스템 자료를 종합하면 단일 추경으로 세출 순증 규모 최대는 2022년 5월 소상공인 지원과 민생 물가 안정 등을 내걸고 한 2차 추경의 52조4천억원이었다.
당시 정부안 기준으로 사업비 59조4천억원을 늘렸는데 지출 구조조정으로 7조원을 줄였다.
규모가 가장 작았던 것은 2018년 청년 일자리 대책 추경안으로 3조9천억이었다.
◇ "휴일 반납하고 최대한 빨리"…세수 추계도 앞당길지 주목
당국자들은 토요일인 전날에도 예산안 편성을 위한 회의 등 실무 작업에 매달렸다.
이들은 "최대한 빨리"만 강조하며 구체적 추경 시점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주요 기업의 법인세 신고·납부 시한인 3월 말 이전에 추경안을 내놓을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세수 예측에 시간을 쓰기보다는 급변하는 상황에 빠르게 대응하는 데 방점을 찍겠다는 것이다.
3월 말까지 상황을 다 살펴보고 세입 경정을 하더라도 어차피 정확한 연간 추계는 쉽지 않은 측면이 있다. 경기가 유동적인데다가 기업이 상반기 법인세를 8월까지 미리 내는 중간예납이 있기 때문이다.
당국 한 관계자는 "조속히 (추경안을 마련)해서 국회 제출하려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3월 법인세 실적을 다 보고 세입 경정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인식을 표명했다.
임기근 기획예산처 장관 직무대행 차관은 추경안 제출 시점에 관해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며 "지금은 휴일을 반납하고 주말에라도 사업을 발굴해서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낸다는 말씀밖에 드릴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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