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1원짜리 편의점 생리대 등장…‘프리미엄’ 대신 ‘실속’ 택했다

늦은 밤 급하게 집 앞 편의점을 찾은 직장인 A씨는 생리대 매대 앞에서 선뜻 손을 내밀지 못했다. 10여 개들이 한 팩 가격이 어느새 1만원에 육박하면서 개당 가격이 500~900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편의점에서도 ‘껌 한 통’ 값보다 싼 생리대를 만날 수 있게 됐다.

 

코리아세븐 제공

15일 업계에 따르면 코리아세븐이 운영하는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깨끗한나라와 협업해 개당 약 181원 수준의 실속형 순면커버 생리대 2종을 선보였다.

 

지난 14일 출시된 ‘순수한면스페셜중형(16P)’의 가격은 2900원이다. 낱개 가격으로 환산하면 개당 약 181원 수준으로, 기존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주요 브랜드 제품들과 비교하면 크게 낮은 가격이다.

 

이어 20일에는 급히 소량이 필요한 고객들을 겨냥해 4개들이 소분 패키지를 900원(개당 225원)에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초저가 생리대의 등장은 올 초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이 기폭제가 됐다. 이 대통령은 지난 1월 국무회의에서 “기본 품질을 갖춘 값싼 생리대는 왜 생산하지 않는가”라며 고물가 시대 필수 소비재인 생리대 가격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그동안 국내 생리대 가격은 주요 국가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이라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필수 소비재임에도 불구하고 기능성과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조한 마케팅이 시장 가격을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정부의 문제 제기 이후 시장은 빠르게 반응하고 있다. 유한킴벌리, LG유니참, 깨끗한나라 등 주요 제조사들이 저가형 라인업 확대에 나섰고 유통업계의 가격 경쟁도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이커머스에서는 일부 할인 행사 등을 통해 개당 99원 수준의 제품이 등장하기도 했다. 대형마트 역시 자체 브랜드(PB) 제품이나 대규모 할인 행사를 통해 가격 인하 경쟁에 가세하고 있다. 편의점 업계에서는 CU와 GS25가 ‘1+1’ 행사 등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저가 공세는 여기서 멈추지 않을 전망이다. 균일가 생활용품점 아성다이소는 깨끗한나라와 협업해 오는 5월 개당 100원 수준의 생리대 출시를 예고했다. 이는 기존 판매가 대비 크게 낮은 가격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생리대 시장은 고기능성 제품 중심으로 가격이 상향 평준화돼 왔다”며 “정부의 정책 의지와 유통 채널 경쟁이 맞물리면서 소비자들은 품질은 유지하면서도 가격 부담을 낮춘 제품을 더 쉽게 접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집 앞 편의점에서도 200원 안팎 가격에 생리대를 살 수 있는 시대가 열린 셈이다. 실제로 소비자 부담을 얼마나 낮출 수 있을지는 앞으로 가격 경쟁이 얼마나 지속되느냐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