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으로 번진 공포… 유대인 시설 ‘표적 공격’

네덜란드 유대인 학교서 폭발
회당 방화 등 혐오테러 잇따라
反유대주의 고조… 보안 강화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갈등의 시발점이 된 유대교 교당이나 학교 등 시설이 잇따라 공격의 표적이 되고 있다. 각국은 전쟁 여파로 반유대주의가 고조되고 있다고 보고 유대인 사회에 대한 보안을 강화하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네덜란드 수도 암스테르담 남부 부촌의 유대인 학교에서 폭발이 일어나 외벽이 손상됐다. 암스테르담은 나치의 유대인 대학살 당시 도피 생활을 일기로 남긴 안네 프랑크가 독일에서 넘어와 숨어 지내던 도시로 현재도 유대인 거주자 숫자가 1만5000∼2만명에 이른다.

이란 전쟁 여파로 미국과 유럽 등에서 유대인 시설에 공격이 잇따르는 가운데 14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유대인 박물관 앞에 중무장한 경찰관이 배치돼 있다. 암스테르담=EPA연합뉴스

이날 폭발이 일어난 시설은 네덜란드에서 유일하게 정통파 유대인들을 위해 특별히 설립된 유일한 학교다. 펨커 할세마 암스테르담 시장은 이번 일로 인한 부상자는 없다고 발표하면서 용의자가 폭발 장치를 설치하는 장면이 담긴 폐쇄회로(CC)TV를 경찰이 확보해 수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할세마 시장은 “(이번 폭발은) 유대인 공동체를 겨눈 의도된 공격 행위이며 용인할 수 없다”고 규탄했다. 최근 취임한 롭 예턴 네덜란드 총리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에 “유대인 공동체가 느끼는 두려움과 분노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전날 네덜란드 제2도시 로테르담 중심가의 유대교 회당(시나고그)을 겨눈 방화 이후 시내 시나고그와 유대인 관련 시설의 경계를 강화한 가운데 발생했다. 앞서 벨기에 동부 리에주에서도 지난 9일 새벽 유서 깊은 시나고그 앞에서 폭발이 일어나 창문이 깨지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

미국에서는 지난 12일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인근 도시에서 트럭을 몰고 시나고그에 돌진한 무장 괴한이 보안 요원들과 총격전 끝에 현장에서 사망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13일 NBC뉴스 등 미 언론에 따르면 국토안보부는 전날 해당 사건의 용의자가 레바논 출신의 미국인 아이만 모하마드 가잘리(41)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2011년 미 시민권자의 배우자 자격으로 IR-1 비자를 받아 미국에 입국한 뒤 2016년에 시민권을 취득한 가잘리는 지난주 레바논에서 발생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4명의 가족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NBC는 레바논 당국자를 인용해 가잘리의 두 형제가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 조직원으로 알려져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 사건의 수사는 미 연방수사국(FBI)이 주도하고 있다. FBI는 이번 사건을 ‘유대인 공동체를 겨냥한 표적 폭력 행위’로 보고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