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국회를 통과한 ‘담배사업법’ 개정안이 내달 24일 시행됨에 따라 정부가 금연구역 관리 체계를 대폭 강화한다. 그간 규제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합성 니코틴 원료의 액상형 전자담배가 ‘법적 담배’ 지위를 갖게 되면서, 앞으로 금연구역에서 이를 사용하다 적발되면 1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개정안의 핵심은 담배의 정의를 기존 ‘연초의 잎’에서 ‘연초 또는 니코틴’을 원료로 한 제품으로 확대한 것이다. 1988년 담배사업법 제정 이후 37년 만의 변화다. 전자담배도 일반 담배와 동일하게 금연구역 규제를 적용받으며, 제품 포장지와 광고에는 경고 그림과 문구가 의무적으로 삽입된다. 각 지자체는 보건소와 판매업체를 중심으로 관련 사항 안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부는 이번 조치가 간접흡연 노출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필수적 장치라고 강조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비흡연자의 직장 내 간접흡연 노출률은 2022년 6.3%에서 2023년 8.0%로, 공공장소 실내 노출률은 같은 기간 7.4%에서 8.6%로 각각 증가했다. 금연구역의 양적 확대에도 불구하고 현장 관리와 인식 개선이 병행되지 않으면 정책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일부 지자체가 운영하는 실외 흡연 부스에 대한 비판도 제기된다. 밀폐형 부스는 사실상 실내 공공장소와 다름없어 이용자와 관리자 모두 고농도 간접흡연에 노출될 위험이 크다. 특히 관리가 부실하면 연기가 외부로 유출돼 주변 행인에게 피해를 줄 수 있으며, 일부 담배회사의 무상 설치 지원은 금연 정책의 일관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국제사회 역시 ‘분리’보다는 ‘전면 금연’이 효과적이라는 입장이다. 세계보건기구(WHO) 담배규제기본협약(FCTC)은 실내 작업장과 대중교통 등 공공장소에서의 전면 금연을 권고한다. 스페인의 연구 사례에 따르면 공공장소 흡연 전면 금지 이후 담배 판매량이 10%가량 감소했으나, 흡연실을 허용한 부분 금지 조치는 뚜렷한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미국 뉴욕시와 싱가포르 등이 공원과 공동주택 공용공간까지 금연구역을 일괄 확대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국내 금연구역 확대는 국민 건강 보호 차원에서 지속될 전망이다. 최근 어린이집·유치원·학교 주변 금연구역 범위가 10m에서 30m로 늘어났고, 전국 대안 교육기관도 금연구역으로 지정됐다. 이러한 조치는 청소년 흡연 경험률과 학교 내 간접흡연 노출률을 낮추는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개정안 시행에 맞춰 지자체 및 관계 부처 합동 특별점검을 실시하고 현장 관리를 강화할 방침이다. 헌법재판소는 혐연권을 생명권과 직결된 기본권으로 보고 흡연권보다 우선 보호되어야 한다고 판단한 바 있다. 아동·청소년 등 취약계층의 건강권 보호도 규제를 넘어선 중요한 공중보건 과제로 자리 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