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사회민주당과 천도교청우당은 북한 집권당인 조선노동당의 소위 ‘우당(友黨)’으로 불린다. 1981년 현 당명으로 바꾼 조선사회민주당 뿌리는 1945년 해방 직후 민족주의 계열의 조만식이 창당한 조선민주당이다. 천도교청우당은 일제강점기 1919년 천도교인을 중심으로 조직됐다가 해방 후 남·북에서 결성된 뒤 1950년 북조선당이 남조선당을 흡수해 발족했다. 결성 당시 상황에서 보듯이 두 당은 원래 공산주의자의 정치 결사가 아니었다. 북한 정권 수립 전후의 비협조, 6·25전쟁 때 북한군 후퇴 시 반공 적대행위로 북한 당국의 대대적 탄압을 받았다.
북한이 껍데기만 남은 두 당을 완전히 없애지 않고 존속시킨 이유가 있다. 다당제 선전과 통일전선 사업 수행을 위해서다. 북한 헌법의 ‘국가는 민주주의적 정당, 사회단체의 자유로운 활동 조건을 보장한다’는 규정 실천을 부각함과 동시에 남측 및 해외의 정당, 사회단체, 종교계를 대상으로 통일전선을 구축하려는 의도가 있다. 조선사회민주당 기관지는 우당 정치에 대해 “3개 정당(노동당·사민당·청우당)이 목적과 이해관계의 공통성을 기반으로 서로 돕고 이끌어주는 친근한 우정을 간직하고, 공동의 목적인 민족적 단합을 이룩하기 위해 서로 지지하고 긴밀히 협조하는 관계”라고 규정하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23년 12월 적대적 두 국가론을 제기한 뒤 사민·청우 양당의 활동이 포착되지 않았다. 지난달 진행된 노동당 9차 대회에서야 사민당 중앙위원장(김호철), 청우당 중앙위원장(리명철)이 초대 인사로 참석해 양당이 남아 있음을 알게 됐다. 특히 어제 최고인민회의(국회 격) 선거 관련 북한 보도에서 대남통 리선권(전 10국 부장·통일전선부장·조국평화통일위원장)이 ‘조선사회민주당 중앙위원회 위원장’으로 소개됐다. 9차 당 대회에서 이름이 사라졌던 리선권이 한직이나마 우당 수장으로서 자리를 보전한 것이다. 우당은 민족론, 통일론, 혁명론에 기반한 통일전선 구축이 존재 이유다. 북한이 적대적 두 국가의 거센 몰이를 하면서도 대남통과 통일전선 활용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 같아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