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관악구에서 임대사업자로 등록한 주택에 거주 중인 세입자 A씨는 정부의 임대사업 규제 강화에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A씨는 “등록임대가 말소되면 집주인이 집을 팔 수 있다는 얘기를 들어 걱정된다”며 “전세나 월세 물건이 줄어들면 다른 집을 구하기도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의 다주택자 규제 강화와 등록임대주택 말소로 인해 주택 임대차 시장의 불안정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전·월세 물량을 공급했던 등록임대 물량이 줄어들 경우 청년과 서민 세입자의 주거 불안이 확대될 수 있어서다.
16일 서울시가 제공한 ‘민간임대주택 통계 현황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 등록임대주택 약 41만가구 중 23만가구(56%)가 2030년까지 의무 임대기간 종료로 등록이 말소될 예정이다. 특히 2026년 한 해 동안 약 7만2844가구의 등록임대 의무 임대기간이 종료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7~2018년 등록이 급증했던 물량의 의무 임대기간이 끝나면서 만기 물량이 한꺼번에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실제 매물 증가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서울은 토지거래허가구역과 투기과열지구, 조정대상지역 등 규제가 겹쳐 있어 매수자가 실거주 요건과 대출 규제를 동시에 충족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매도 압력은 커질 수 있지만 매수 수요가 제한되면서 시장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평가도 있다.
부동산업계에서는 등록임대주택 감소가 전월세 시장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본다. 등록임대주택은 임대료 인상률이 연 5% 이내로 제한되고 장기간 거주가 가능해 청년과 서민층의 주거 안정장치 역할을 해온 측면이 있다. 이 때문에 의무 임대기간이 끝난 물량이 시장에서 빠르게 줄어들 경우 전세와 월세 시장의 불안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실제 시장 충격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등록임대주택 상당수가 다세대·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중심으로 구성돼 있고, 매매로 전환되더라도 세입자가 거주 중인 경우가 많아 단기간에 시장에 매물로 나오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 소장은 “양도세 규제보다 집값 하락에 대한 기대나 두려움이 시장을 더 크게 움직이는 요인”이라며 “토지거래허가구역 등 거래 규제가 있는 상황에서 매물이 한꺼번에 쏟아질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등록임대 물량 감소와 금융 규제가 동시에 작용할 경우 전월세 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며 “정부가 임대주택 공급과 세입자 보호장치를 함께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