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로봇 등장에… 노동자 90% “고용불안”

88%는 충돌·끼임 등 사고 우려
소음·진동 탓 신체 부담 호소도

산업용 로봇이 도입된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심각한 일자리 불안을 느끼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16일 국가인권위원회의 ‘산업구조 변화에 따른 새로운 유해·위험 요인에 대응한 노동인권 증진 방안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산업용 로봇과 함께 근무하는 노동자 중 약 90%가 고용 불안을 겪는 것으로 나왔다. 이번 보고서는 한국비정규노동센터가 지난해 산업용 로봇 및 자동화 제조업(250명) 및 이차전지 산업(250명) 노동자 500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다. 조사 결과 응답자 46%가 ‘일부 공정에 로봇이 도입됐다’고 답했고, ‘대부분 공정에 도입(46.0%)’, ‘전체 공정에 도입(2.8%)’까지 총 62% 응답자가 로봇 공정 도입을 직접 경험했다고 답했다.

국가인권위원회. 연합뉴스

설문에 참여한 산업용 로봇·자동화 제조업 노동자 중 98.4%는 상용 근로자로 고용 안정성이 높았다. 하지만 산업용 로봇으로 심리적 불안과 육체적 위협을 느낀다고 답한 이가 많았다. 자동화로 인해 내 일자리가 줄거나 다른 일로 바뀔 수 있다는 불안을 얼마나 자주 느끼는지 묻자 ‘가끔 있다(32.0%)’, ‘자주 있다(23.2%)’, ‘드물게 있다(24.8%)’, ‘매우 자주 있다(10.4%)’ 등 약 90%에 달하는 노동자들이 고용 불안을 느낀다고 답했다. 이어 산업용 로봇 및 자동화 제조업 노동자 250명 중 88%는 ‘로봇과 가까이에서 일할 때 충돌이나 끼임 위험을 체감한다’고 답했다. 실제로 위험한 상황을 경험했다는 비율도 61.2%에 달했다. 로봇에서 발생한 소음·진동으로 피로·근골격계 부담이 늘었다고 답한 응답자도 84%나 됐다.

연구팀은 “수치상으론 이들의 고용 안정성이 높았지만, 인식 차원에선 자동화로 인한 고용 불안과 노동조건 악화에 대한 우려가 확산했다”며 “기술 변화가 고용 양적 안정성을 보장하는 것처럼 보여도 질적 측면에서는 새로운 형태의 노동인권 침해를 야기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로봇 기반 공정 특성을 반영해 안전 기준을 정비하고, 자동화 과정에서 직무 전환 교육 및 직무 이동이 이뤄져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