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정부에서 이뤄진 의대 2000명 증원 조치에 따른 의·정 갈등과 집단 휴학 여파로 2024·2025학번이 동시에 수업을 듣는 이른바 ‘더블링’ 상황이 이어지면서 의료 교육 현장의 인력과 인프라 부족에 따른 피로감이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7월 이후 지정취소 처분을 받는 수련병원이 나올 경우 예비 의사 교육과 전공의 수련 체계가 동시에 위기 상황에 내몰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6일 교육부가 최근 발표한 ‘2027~2031학년도 의대 학생 정원 배정안’에 따르면 지역의사제 도입에 따른 증원 인원분은 지역 거점 국립대와 소규모 의대 등 32개에 집중 배정됐다. 충북대·강원대·제주대 등 일부 대학은 기존 정원의 2배 수준으로 몸집이 커진다. 교육부는 대학별 정원 규모에 맞춰 강의실과 실습실, 기자재 등을 단계적으로 확충하고 국립대병원을 중심으로 임상교육훈련센터를 구축해 교육의 질을 담보하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보건복지부는 2027년까지 거점 국립대 의대 전임교원 증원을 추진하고 있다. 현장에서 교수진 확충이 시급하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어서다. 더블링으로 인한 학생 수 급증에 더해 의대들은 증원분까지 감당해야 하지만 인프라와 인력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학생들 역시 교육의 질 저하를 체감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전국 40개 의대 24·25학번 재학생 3109명이 지난해 교육부에 제출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입학 초기 기존 정원 체제를 경험했던 24학번의 84%(1076명)가, 25학번의 59%(1062명)가 교육의 질이 떨어졌다고 느꼈다. 24·25학번 절반 이상은 교육 인프라 부족을 체감하고 있다고 답했다. 응답자 57%(1771명)는 “강의실 부족으로 수업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했고, 전체 50%(1532명)는 강의실 좌석 수가 부족하다고 응답했다.
향후 교육 과정에 대한 불신도 적지 않다.
전체 응답자 95%(2954명)는 “본과 진입 이후 실습 인원 과밀, 병원 수용 한계, 인턴 정원 부족 등의 문제가 우려된다”고 했다. 92%(2836명)는 “현재 혼란이 본과는 물론 인턴·레지던트 과정까지 이어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