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편의점 냉장고 앞에서 과일 요거트를 집어 들던 직장인의 손길이 잠시 멈춘다. 화려한 과일 이미지 뒤편 영양성분표를 확인하는 순간, 건강을 위해 고른 한 병에 예상보다 높은 당류가 포함돼 있다는 사실을 깨닫기 때문이다.
바쁜 아침마다 습관처럼 마시는 달콤한 요거트 한 컵이 장 건강 관리 측면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보건복지부 중앙암등록본부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2022년 국내 대장암 신규 발생자는 3만3158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하루 평균 약 90명의 환자가 새롭게 발생하는 수준이다.
식습관 서구화와 가공식품 중심 식단 확산이 장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생활 요인으로 지목되면서 젊은 연령층에서도 위험 관리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15만명 장기 추적 연구…요거트 섭취와 장내 환경 ‘연관 신호’
미국 하버드대 연구진이 성인 약 15만명을 장기간 추적 관찰한 연구에서는 주 2회 이상 요거트를 정기적으로 섭취한 그룹에서 장내 미생물 균형과 관련된 긍정적 변화가 관찰된 것으로 보고됐다. 특히 비피도박테리움 등 유익균과 연관된 장 점막 환경 개선 신호가 나타났다는 것이다.
장내 미생물 환경은 대장 점막 염증 반응 및 장 건강 위험 요인과도 연관성이 연구되고 있어 생활 속 식습관 관리 중요성이 강조된다.
다만 연구진은 관찰 연구 특성상 특정 식품 섭취가 대장암 발생을 직접 억제하거나 유발한다는 인과 관계를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달콤한 가공 요거트의 역설…‘진짜 무가당’ 확인 필요
문제는 시중에서 흔히 접하는 과일 가공 요거트 제품이다. 일부 제품은 한 병에 당류가 약 20g 내외 포함돼 있어 상당한 단맛을 제공한다.
이는 일반적으로 각설탕 여러 개 분량에 해당하는 당류 수준으로 체감될 수 있지만 제품 유형과 용량에 따라 실제 함량은 차이가 있다.
건강식 이미지와 달리 실제 섭취 과정에서는 과도한 당류 섭취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무가당’ 또는 ‘저당’ 표시가 있더라도 농축 과즙이나 다른 형태의 당 성분이 포함된 경우가 있어 소비자의 주의가 필요하다. 유당이나 과일 유래 당류까지 포함하면 체감 당 부담이 높아질 수 있다는 설명도 나온다.
서울의 한 가정의학과 전문의는 “제품을 고를 때 영양성분표의 당류 수치를 먼저 확인하는 습관이 장 건강 관리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며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품을 함께 섭취해 당 흡수 속도를 완만하게 조절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첨가당 관리 권고…생활 속 선택이 장 건강 좌우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세계보건기구(WHO)는 가공식품 등을 통한 첨가당 섭취를 하루 총열량의 약 10% 이하 수준으로 관리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는 하루 2000kcal 섭취 기준 약 50g 수준에 해당한다.
건강을 위해 선택한 간편식이 오히려 당 섭취 증가로 이어질 경우 장기적으로 대사 부담과 장 건강 관리 측면에서 주의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전문의들은 결국 장 건강은 특별한 치료보다 일상적인 식습관에서 시작된다고 강조한다. 내일 아침, 화려한 제품 이미지보다 용기 뒤편의 ‘당류’ 숫자를 먼저 확인하는 작은 행동이 장 건강 관리의 현실적인 출발점이 될 수 있다.
마트에서 당류 낮은 요거트 고르는 ‘3초 체크법’
① 영양성분표에서 당류 0g 또는 매우 낮은 수준인지 확인
② 원재료명에 설탕·액상과당·농축 과즙 등 첨가 여부 체크
③ ‘그릭’ 표시보다 실제 당류 수치를 우선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