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는 친족 일가가 지배하는 회사 20개를 최장 19년간 소속회사 현황에서 누락시킨 정몽규 HDC 회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 취임 이후 대기업 총수를 고발한 것은 김준기 DB 창업회장과 성기학 영원무역그룹 회장에 이어 세 번째다.
17일 공정위에 따르면 2006년 동일인(총수)으로 지정된 정 회장은 2021년부터 4년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지정자료를 제출하는 과정에서 동생 일가가 지배하는 8개사와 외삼촌 일가가 지배하는 12개사를 소속회사 현황에서 누락했다. HDC그룹은 2000년부터 지정자료를 제출했고, 지주회사인 HDC는 2018년부터 7년 이상 지주회사 사업 현황을 보고했다.
공정위는 정 회장이 지주회사이자 지정자료 제출 대리인인 HDC의 대표이사로 1999년부터 재직한 만큼 계열사의 범위를 충분히 파악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고 판단했다. 자료 제출 대상인 친족의 수가 많지 않은 데다, 누락한 회사는 정 회장과 가까운 동생과 외삼촌 일가로 파악됐다.
공정위가 이번에 파악한 누락 회사의 자산 합계는 1조원을 웃돈다. 일부 회사는 최장 19년간 HDC 소속회사에서 누락돼 사익편취규제 또는 공시의무 등을 적용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음 과장은 “가까운 친족의 회사를 다수 누락한 것도 모자라 자진신고할 기회가 충분히 있었음에도 은폐하는 등 법상 지정자료 의무를 경시한 행위를 고발 조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HDC그룹은 이날 입장을 내고 “그동안 지분 보유나 거래관계 없이 처음부터 상호 독립적으로 운영돼 온 친족 회사들에 대한 신고 과정에서의 단순 누락에 불과하다”며 “HDC는 재발방지를 위해 내부절차를 개선했으며 이후 절차에서 어떠한 부당한 의도나 동기가 없었다는 점을 소명하고자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