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우여곡절 끝에 결국 6·3 지방선거 국민의힘의 공천을 신청했다. 오 시장은 당 지도부에 요구한 ‘윤 어게인’ 세력 인적 쇄신, 혁신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이 수용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선당후사(先黨後私)’를 앞세워 쉽지 않은 결정을 했다. 이로써 6·3 선거의 핵심 승부처인 서울에서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현역 시장이 공천을 신청하지 않는 최악의 사태는 피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많은 국민은 국민의힘이 과연 선거를 치를 준비가 돼 있는 정당인지 의구심을 품게 됐다.
6·3 선거를 70여일 앞두고 벌어지고 있는 국민의힘의 공천 난맥상은 가관이다. ‘국민의힘 국회의원 일동’ 명의 결의문에서 다짐한 ‘윤 어게인’ 반대, 대통합, 6·3 필승의 실천 조치는 찾아보기 힘들고 공천 과정은 자중지란 양상을 띠고 있으니 참으로 안타깝다. 대체로 잡음 없이 공천이 진행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과는 딴판이어서 싸우기도 전에 전력을 소진하는 양상이다.
설상가상으로 장동혁 대표에게 전권을 위임받은 당 공천관리위원장은 연일 벌집을 쑤셔놓고 있다. 박형준 현 시장의 부산시장 후보 컷오프(공천배제), 현역 의원의 대구시장 후보 제외 방침을 관철하려다 내분만 키웠다. 박 시장은 “망나니 칼춤”이라고, 대구시장 예비후보 주호영 국회부의장은 “대구시장을 민주당에 상납한다”며 강력히 반발했다. 결국 부산시장 후보는 경선을 통해 결정하기로 했다. 내부 숙의나 절차 없이 컷오프를 밀어붙이려다 하루 만에 손바닥 뒤집듯 번복된 것이다. 공당의 공천이 뚜렷한 원칙 없이 오락가락하니 흥행은커녕 냉소만 부른다.
이래서는 6·3 승리는 고사하고 후폭풍만 낳을 뿐이다. 그 책임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 절연하겠다는 대국민 선언을 공염불로 만든 장 대표와 당권파에 있다. 오 시장은 공천 신청 기자회견에서 “지금 지도부의 모습은 최전선에서 싸워야 할 수많은 후보들과 당원들을 사지로 내모는 것과 다르지 않다. 무능을 넘어 무책임하다”며 “보수도 정의도 아니다”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안타깝게도 장동혁 대표와 지도부는 국민이 납득할 만한 변화의 의지를 보여주지 않았다”며 “오히려 극우 유튜버들과도 절연하지 못한 채 당을 잘못된 방향으로 끌고 가고 있다”고 직격했다. 국민의힘 내홍 사태를 보면 6·3 선거 후 치러질 당권 경쟁의 전초전이라는 해석도 무리가 아니다. 계속 이런 식이면 당권 다툼을 할 당 자체가 존속할 수 있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