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쿠바를 접수하는 영광을 누리게 될 것”이라며 쿠바 개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베네수엘라, 이란에 이어 쿠바의 정권 교체를 다음 목표로 삼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16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쿠바의 접수, 즉 내가 해방시키든 인수하든 나는 쿠바에 대해 내가 원하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들은 지금 매우 약해진 상태”라며 이같이 밝혔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쿠바에 대한 ‘접수’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1월에는 쿠바가 미국의 국가 안보에 위협을 가하고 있다면서 쿠바와 석유 거래를 하는 나라에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기도 했다. 미국의 압박 속에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은 지난 13일 미국과 협상에 돌입했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은 쿠바 정부를 친미 성향으로 재편하는 게 목적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여러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디아스카넬 대통령의 사퇴를 협상의 조건으로 내걸었다고 보도했다. 일부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가 “그가 수장 자리에 있는 한 어떤 협상도 이루어질 수 없다”고 주장하며 이 같은 조건을 요구했고, 이후 조치는 쿠바 측에 맡기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이 디아스카넬 대통령 축출에 나선 것은 ‘강경파’로 분류되는 그가 미국식 정치·경제개혁에 동의할 가능성이 작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2018년 라울 카스트로의 뒤를 이어 집권한 그는 2023년 재선에 성공했지만, 쿠바에서 막강한 권력을 잡고 있는 카스트로 일가의 영향력에서 벗어나지는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미국 측은 협상에서 카스트로 일가의 조치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NYT는 “이는 정권 교체보다는 (미국에) 순응을 강요하려는 의도”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처럼 ‘오랫동안 미국에 적대적인 좌파정부의 지도자를 무너뜨렸다’고 말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의 봉쇄령에 쿠바의 에너지 위기는 이어지고 있다. 쿠바 국영전력청(UNE)은 “국가전력망의 완전한 가동 중단”으로 쿠바 내 전력시스템이 완전히 끊겼으며, 긴급 복구작업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1100만명에 달하는 쿠바 국민이 전력 공급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은 “지난 4개월 동안 쿠바에서 발생한 세 번째 대규모 정전 사태”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