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동구의 60대 A씨 부부는 실거주 중인 아파트 공시가격이 올해 처음 종합부동산세(종부세) 과세 기준인 12억원을 넘으며 종부세 고지서를 받게 됐다. 지난해까지 연 200만원대였던 재산세가 더 오르는 데다 종부세까지 추가되면 연 400만원가량 보유세를 부담해야 한다. A씨는 “소득 없는 은퇴자에겐 (세금 낼 돈이 부족하면 집 팔고) 연고지를 떠나라는 통보와 같다”고 말했다.
17일 국토교통부가 공개한 2026년 공동주택 공시가격에 따르면 A씨처럼 올해 종부세 납부 대상이 된 신규 1세대 1주택자는 지난해(31만7998가구)보다 약 53.5% 증가한 48만7362가구로 집계됐다. 1년간 16만9364가구가 증가한 것이다.
올해 종부세 대상 가구의 85.1%(41만4896가구)는 서울 소재 주택이었다. 서울 공동주택 평균 공시가격이 지난해 대비 18.67%나 오르며 5년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하면서다. 이러한 상승률은 2021년(19.91%) 이후 최고치로, 2005년 공동주택 공시제도 도입 이후 세 번째로 높다. 특히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강남 3구의 공시가격 상승률은 24.7%로 서울 전체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강남구가 26.05%, 송파구 25.49%, 서초구는 22.07%였다. 전국적으로도 평균 9.16% 상승하며 지난해(3.65%)와 2024년(1.52%)에 비해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정부는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동결하며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69%를 적용했지만, 서울지역 중심으로 아파트값이 크게 오르면서 공시가격을 밀어 올렸다.
정부가 부동산 시장 안정화 명목으로 세율 인상 카드를 꺼낼 경우 보유세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세제 카드’를 핵폭탄에 비유하며 “함부로 쓰면 안 된다”고 하면서도 “최후의 수단으로 반드시 써야 하는 상황이 되면 써야 한다”고 했다.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은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일부 보유세 (인상) 얘기가 나오는데 현재까지는 보유세까지 검토하고 있지는 않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