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노동자 “진짜 사장은 정부”…노동부 “사용자성 인정 시 교섭 임할 것”

민주노총 “판단지원위 도피처로 활용” 규탄
김영훈 “공공부문서 선도적 노사관계 구축”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시행을 계기로 공공부문의 교섭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사용자성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성실히 교섭에 임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민주노총은 17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돌봄노동자 진짜 사장 나와라’를 주제로 원청교섭 쟁취 1차 릴레이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노동계는 중앙부처 등을 상대로 한 공동교섭 요구 사실을 밝혔다. 정부가 위탁한 기관에서 공공 돌봄서비스에 종사자로 참여하는 경우 ‘진짜 사장’이 정부라는 주장이다.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17일 기자간담회가 열려 최정우 민주노총 미조직전략조직실장이 교섭요구 현황과 투쟁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돌봄공동교섭단은 보건복지부와 성평등가족부, 교육부, 국가보훈부를 비롯해 서울시·경기도·인천시 등 지자체와 국민건강보험공단 등 총 57개 단체에 교섭 요구 공문을 발송했다. 센터와 요양원 등 9개 기관에도 교섭을 요구했다. 돌봄노동자는 요양보호사, 유치원 교사, 어린이집 보육교직원 등을 포함해 약 200만명 규모. 비공식 가사·간병 영역까지 포함하면 최대 230만명으로 추산된다. 

 

◆노동계 “정부 교섭 회피 말라”

 

돌봄노동자뿐 아니라 여러 공공부문에서 기관을 상대로 한 교섭 요구가 빗발치는 모습이다. 지방 공공기관에서는 경기신용보증재단 노동조합이 경기도를 상대로 교섭을 요구했고, 서울교통공사·한국철도공사·인천국제공항공사 등 공기업도 자회사 등 노동자들로부터 교섭 요구를 받았다. 

 

노동부는 행정해석에서 공공 부문의 사용자성이 장관이나 대통령이 되긴 어렵다고 봤다. ‘법률이나 국회에서 심의·의결한 예산에서 정해진 근로조건 등은 공공 정책의 결과로써 본질적으로 개별 노사 간 교섭의 직접 대상이 된다고 보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실제 교섭 요구를 받은 일부 부처와 공공기관은 노동부 산하 단체교섭 판단지원위에 사용자성 관련 자문을 의뢰하고 있다. 그러자 모범을 보여야 할 공공부문이 교섭을 회피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었다.

 

민주노총은 이날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공부문 사용자들이 단체교섭 요구를 외면하고 있다”며 “정부가 단체교섭 판단지원위를 교섭 회피의 도피처로 활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동부 “노동계와 긴밀히 소통”

 

노동부는 판단지원위 의뢰는 교섭 회피가 아니라고 해명했다. 동시에 노동계와 대화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강조했다. 사용자성이 인정될 시 교섭에 임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노동부는 “사용자성 인정 가능성이 작더라도 노동계와 소통해 공공 부문 근로조건 및 처우 개선 등을 위한 실효적인 방안을 협의·추진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연일 강조하는 ‘모범적 사용자’의 연장선이다. 노동부는 앞서 경기도에서 간담회를 열어 공공부문의 안정적인 노사관계를 위한 협업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개정 노조법 취지를 현장에 구현하기 위해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선도적 노사관계 모델을 구축하겠다”며 “민간 부문으로의 확산을 위한 주춧돌 역할을 충실히 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