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금융硏, 중동 시나리오 보고서 “이란전쟁 1년 지속 땐 韓 0%성장” 물가 2~4%P ↑… 환율 1500원 전망
중동 사태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자 국회가 이른바 ‘환율안정 3법’ 처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여야는 이르면 19일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뜻을 모았다.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는 17일 전체회의를 열어 조세특례제한법(조특법)·농어촌특별세법 개정안 등 ‘환율안정 3법’을 여야 합의로 의결했다. 3법은 해외로 유출된 자금을 국내로 유도하고 외환시장 수급 불균형을 완화하는 것이 골자로 한다.
박수영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국민의힘 간사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뉴시스
해당 법안들이 통과되면 개인 투자자가 지난해 12월 23일 기준 보유한 해외주식을 국내시장 복귀계좌(RIA)로 옮겨 매도한 뒤, 국내주식이나 주식형 펀드에 1년간 투자할 경우 양도소득세를 최대 100% 공제받는다. 공제 한도는 매도금액 기준 5000만원이다.
환 헤지(환위험 회피) 파생상품을 매입한 투자자에 대한 과세특례도 신설됐다. 해외주식 양도소득에서 환 헤지 상품(선물환 매도) 매입액의 5%를 공제해주는 방식이다. 통상 개인의 환 헤지 수요가 늘면 금융회사의 현물환시장 달러 매도가 증가한다. 외환시장에 달러 공급이 확대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지점이다.
이와 함께 기업의 해외 유보 소득 국내 환류를 유도하기 위해 외국 자회사로부터 받은 배당금의 익금불산입비율(수익 중 과세 계산에서 빼주는 비율)을 올해 말까지 95%에서 100%로 상향하는 내용도 담겼다.
국회가 입법에 속도를 내는 배경에는 경제 상황이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깔려 있다. 올해 우리나라 연간 경제성장률이 0.3%포인트 낮아지고 1년간 이어지면 성장률이 0%대로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수입물가지수가 지난달까지 8개월 연속 상승한 가운데 이란전쟁으로 인한 유가 급등이 본격 반영되는 이달에는 더 큰 폭으로 오를 전망이다.
NH금융연구소는 이런 내용의 ‘이란전쟁 전개 시나리오별 경영 환경 변화 및 대응 포인트’ 보고서를 17일 발표했다. 보고서는 이란전쟁 기간을 ‘1개월·3개월 이상∼1년·장기 지속’ 세 가지로 가정하고 경제 영향을 분석했다.
이란전쟁이 조기 종전되는 가장 낙관적인 상황에서도 실질적인 경제 충격은 1개월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됐다. 2003년 이라크 전쟁, 2012년 호르무즈해협 긴장, 2025년 이스라엘·이란 분쟁 당시 유가는 비교적 빠르게 안정됐지만 해상 운임은 약 3주간 추가 상승하거나 높은 가격을 유지하다 내려왔기 때문이다. 조기 종전될 경우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연간 0.1∼0.2%포인트 떨어진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물가는 3∼4월 단기 상승 압력을 받고,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동결이나 소폭 인상이 예상된다. 국채 추가 발행 없는 추가경정예산 편성이 쉽지 않기에 시중금리에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보고서는 전쟁이 3개월 이상 이어지면 올해 성장률이 0.3%포인트 낮아지고 1년간 지속되면 0%대까지 내려갈 것으로 내다봤다. ‘1년 전쟁’ 시 물가 상승률은 2.0∼4.0%포인트 높아진다. 원·달러 환율은 1500원 이상으로 치솟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