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한 업체에서 50대 임원급 직원이 부하 직원의 책상과 유니폼 등에 반복적으로 체모를 뿌린 사건이 뒤늦게 알려지며 논란이 일고 있다.
17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인천의 한 회사에 근무하는 A씨는 지난해 8월부터 자신의 책상 주변에 누군가 체모를 뿌리고 가는 듯한 느낌을 받기 시작했다. 처음엔 단순한 착각이라고 여겼지만 이런 일이 일주일에만 여러 차례 반복됐고, 유니폼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가 손가락 사이에 체모가 끼어나온 적도 있었다고 한다.
A씨는 "유니폼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가 손가락 사이에 털이 껴있는 것을 보고 극심한 수치심을 느꼈다"며 "그 사실을 알자마자 입고 있던 옷을 버려야 했다"고 전했다.
사무실 내부에 폐쇄회로(CC)TV가 설치돼 있지 않자, A씨는 직접 자신의 책상에 홈캠을 설치해 상황을 확인하기로 했다. 녹화된 영상에는 A씨가 출근하기 약 10분 전, 회사 임원급인 B(50대)씨가 A씨 자리로 다가와 체모를 뿌리고 무언가를 묻히기 위해 마우스에 손을 비비는 장면이 담겼다.
A씨는 B씨가 회사 내 영향력이 큰 인물이라는 점 때문에 신고를 망설였지만 결국 인사팀에 사건을 알렸다. 회사는 두 사람을 즉시 업무에서 분리 조치했다.
이후 A씨가 짐을 싸 자리를 옮기는 모습을 본 B씨는 회사 측에 자신의 행동을 스스로 인정했다. 회사 대표가 이런 행동을 한 이유를 묻자 B씨는 "나도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B씨는 자진 퇴사를 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처리해 달라고 요청했고, 피해자인 A씨의 의사와 무관하게 위로금 300만원을 전달하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사내 메일을 통해 "한 번의 호기심에서 비롯된 행동이었다"고 A씨에게 용서를 구했다. 사과 취지의 문자도 여러 차례 보냈다고 한다.
그러나 A씨는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며 "평소에 B씨가 딸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안다. 그런데 나도 아빠의 딸이다. 본인 딸이 똑같은 일을 겪었으면 과연 쉽게 용서가 되겠느냐"고 토로했다.
이후 A씨는 B씨를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과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모욕, 재물손괴 혐의 등으로 고소했다.
하지만 경찰은 재물손괴 혐의만 인정해 송치했으며 나머지 혐의에 대해선 불송치 처분을 내렸다.
경찰 수사 결과에 반발한 A씨는 재수사를 요청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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