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나 정부가 이야기하는 것들에 대한 (개인 투자자들의) 믿음의 영역이 중요하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18일 청와대에서 열린 ‘자본시장 안정과 정상화 간담회’의 공기를 바꾼 것은 개인 투자자 자격으로 참석한 방송인 장동민이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과 금융 당국자 그리고 시장 전문가들 앞에서 1500만 ‘개미’의 절박한 심정을 가감 없이 쏟아냈다.
장동민은 “전 국민을 대표해서 이 자리에 있는 것 같다”는 말로 운을 뗐다. 그는 이곳에 모인 이들이 고견을 가진 전문가들이지만, 정작 국민이 체감하는 자본시장 온도는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장동민은 이재명 정부 초기에 약속했던 ‘코스피 5000 시대’라는 비전을 소환했다. 그는 “코스피 5000 시대를 열겠다고 했을 때 반신반의한 사람이 많았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아내에게도 ‘이거 지켜봐야 할 것 같아’라고 해서 (지금) 원망을 많이 산다”며 “개인 투자자들은 ‘내가 사면 주가가 떨어지는 것 같고, 내가 팔면 주가가 오르는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고 덧붙였다.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유튜브 등에 범람하며 개인 투자자들을 현혹하는 ‘가짜뉴스’의 위험성에 대해서도 깊이 우려했다. 그는 “우리나라 자본시장이 견고하니 불안해하지 않아도 된다고 전문가들이 말씀하시지만, 저희 같은 사람들은 가짜뉴스에 휘둘리는 경향이 많다”며 “어디까지 믿어야 하는지, (우리를 지킬) 안전책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걱정이 된다)”라고 덧붙였다.
정보의 불균형 문제를 날카롭게 파고든 장동민은 개인 투자자들은 어떤 정보가 안전하고 확실한지 선별할 길이 없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그는 “휴대전화로 보고 유튜브로 보다가 ‘이렇대’라고 하는 게 굉장히 많다”고 강조했다. 스마트폰 속 무분별한 정보에 투자자들이 쉽게 노출되고 휘둘리는 구조적 문제를 짚으면서다.
지난해 12월 결산 상장법인의 주식 소유자가 1500만명에 달하는 등 유례없는 ‘대투자의 시대’를 맞이했지만, 이들의 심리적 하중과 상처도 깊다는 점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됐다.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으로 코스피가 출렁일 때마다 개인 투자자들은 ‘포모(FOMO·소외 공포)’와 ‘패닉 셀(Panic Sell)’ 사이에서 위태로운 줄타기를 반복해 왔다. 지수가 급격한 변동성을 보일 때는 상실감을 호소하는 글 등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이어졌다.
기업의 본질적 가치나 펀더멘털보다 자극적인 루머와 확인되지 않은 소문에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기현상도 같은 맥락이다.
장동민은 이 대목에서의 정부와 전문가의 적극적인 역할을 거듭 주문했다. 그는 “앞으로 자본시장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는 믿음의 영역이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강해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