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관련 기사에서 자주 접하는 두 ‘화성’이 있다. 하나는 평양 북동쪽 신도시로 알려진 화성지구, 다른 하나는 탄도미사일 화성이다. ‘화성(和盛)’과 ‘화성(火星)’으로 뜻이 다르지만, 체제 선전적 의미를 갖는다는 점에선 공통적이다.
조선중앙통신은 18일 평양 화성지구 5단계 건설을 위한 ‘건설장비 전시회 및 윤전기재(차량) 출동식’이 전날 김정관 당 비서 및 건설지휘부와 시공 단위 간부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전시회와 출동식에는 시공 단위들에서 준비한 각종 기계설비와 수리공구, 부속품이 출품됐다.
화성지구 건설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대표적 치적 사업으로 꼽힌다. 2022년부터 2025년까지 화성지구 1∼4단계 사업을 거쳐 총 4만여 세대 주택을 건설했다. ‘화(和)’는 조화와 안정, ‘성(盛)’은 번성과 발전을 뜻하는 한자로 체제 안정과 생활 향상을 강조하려는 명칭으로 해석된다.
화성지구 주택 공급은 김 위원장이 강조해온 ‘인민대중제일주의’와도 맞닿아 있다. 해당 지역은 금수산태양궁전 인근으로, 그동안 정치·군사적 목적 중심으로 활용돼 왔다. 오랫동안 민간의 접근이 어려웠던 지역에 주택을 공급해 김 위원장이 ‘주민 이익을 최우선으로 보장하는 정책을 편다’는 점을 강조하는 정책적 메시지로 읽힌다. 북한 매체는 이 지역에 고층 아파트와 함께 컴퓨터오락관, 고급 식당 등 각종 편의시설이 조성됐다고 선전하고 있다.
북한 탄도미사일에는 ‘화성(火星)’이란 이름을 붙인다. ‘화성-19’, ‘화성-20’ 등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뿐만 아니라 ‘화성-11라’ 같은 단거리 미사일(SRBM)도 이 이름으로 묶여 있다. 화성은 전쟁과 불을 상징하는 행성으로, 강력한 공격성과 파괴력을 연상시킨다.
‘화성’이란 동일 명칭 아래 숫자를 붙이는 방식은 미사일 전력의 연속적 발전과 고도화를 강조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대외적으로는 체계화된 전략무기 이미지를 각인시키려는 목적도 있다. 북한이 장거리 탄도미사일 기술을 위성 개발과 연계해 주장하는 점을 고려하면, 군사력뿐 아니라 우주과학기술 수준을 과시하려는 선전적 성격이 반영된 것으로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