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구(사진) 대한민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대표회장(대구 남구청장)은 빈집 문제의 해법으로 중앙정부, 지방자치단체, 전문가, 지역 주민이 협력하는 거버넌스(Governance)를 기반으로 한 지속 가능한 모델 구축을 제안했다. 현행 빈집 정비사업은 대체로 철거 위주로 추진하지만, 철거 이후 나대지는 대부분 방치되는 등 빈집 추진 주체 간 협력이나 역할 분담이 미흡하다는 판단에서다.
빈집 대책 ‘야전 사령관’ 격인 기초자치단체장들을 대변하는 조 대표회장은 18일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빈집은 단순히 물리적인 노후 주택의 문제를 넘어 인구 감소, 지역 경제 위축, 범죄 발생 우려 등 복합적인 사회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기존 철거 중심 정책은 예산과 인력 한계로 단편적 대응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아 민·관·산·학·연의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정부부처와 지자체 등 공공기관은 제도적 지원과 예산을, 민간(전문가)은 창의적인 활용 모델을, 주민은 상시 모니터링과 관리 주체로서 빈집 문제 해법에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대표회장은 “빈집 관리계획을 포함한 계획 수립, 철거 판정을 위한 가이드라인 설정, 빈집 데이터베이스(DB) 구축 및 관리운영 등 현장의 집행과 정책 실행은 지방정부가 중심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지방정부, 특히 시·군·구가 빈집 현장을 가장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중앙정부와 광역 시·도는 예산 등 재정 지원과 빈집 활용의 가이드 관련 지침 수립 등 법령이나 제도 지원에 집중하는 역할 분담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참여 주체 간 역할이 잘 나뉘고 협력이 이뤄진다면, 빈집 정비 과정에서도 다양한 의견이 반영되고 전문성과 투명성이 더 높아져 주민이 체감할 수 있는 방향으로 더 빠르고 효과적으로 추진될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조 대표회장은 협의회 차원에서도 지난해 8월 한국빈집관리사협회와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민·관 협력체계를 구축했다. 지자체 빈집 효율적 관리, 공동 정책 발굴, 법·제도 개선 등 협력이 주된 목표다. 그는 “빈집은 지역 활력이 떨어지게 하는 것은 물론 지방 소멸 문제와도 연결되는 아주 중요한 정책 과제”라며 “지자체마다 인력과 예산이 부족해 독자적으로 대응하는 데 한계가 큰 만큼 민간의 전문성과 지자체의 행정력이 결합한다면 훨씬 효율적·체계적인 관리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방 소멸 위기를 앞두고 지역 공동체가 스스로 해법을 모색한다는 점에서 다른 자치단체들에도 하나의 모델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조 대표회장은 빈집 상태와 입지, 발생 원인 등 지역 실정에 맞는 주거지 정비 정책이 이뤄져야 한다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그는 “빈집이 산재해 자리 잡은 경우나 골목길을 중심으로 밀집한 경우, 블록 단위로 빈집이 자리한 경우 등 지역 특성에 맞는 빈집 정비·활용 방안을 발굴할 필요가 있다”며 “비영리 단체나 지역 주민 스스로 지역 특성에 맞는 정비·활용 방안을 발굴하고 제안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점도 기억했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