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 살해 부기장 “3년 전부터 4명 살해 계획”

“공사 기득권 인생 파멸” 주장
승진 갈등 퇴사 후 복수 계획
휴대폰 끄고 현금 사용 치밀
경찰, 사이코패스 검사 검토

항공사에서 부기장으로 근무하다 퇴직한 50대 남성의 빗나간 복수심이 결국 끔찍한 살인 사건으로 이어졌다.

 

부산에서 전 직장 동료인 항공사 기장을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 50대 A씨가 지난 17일 부산 부산진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뉴시스

17일 부산에서 전 직장 동료를 살해하고 달아났다가 붙잡힌 50대 A씨는 자신의 범행이 직장 내 뿌리 깊은 갈등에서 시작된 계획적인 범행임을 시사했다. A씨는 울산에서 경찰에 체포돼 압송되는 과정에서 ‘왜 범행을 저질렀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공군사관학교의 부당한 기득권으로 인해 인생이 파멸됐다. 할 일을 했다”고 말했다. ‘범행을 미리 준비했느냐’는 질문에는 “3년간 (범행을) 준비했고, 총 4명을 살해할 계획이었다”고 짧게 답했다. 18일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A씨는 전날 오전 5시30분쯤 부기장으로 근무할 당시 기장이었던 B씨가 살고 있는 부산 부산진구 전포동 한 아파트를 찾아가 복도에서 B씨가 집에서 나오기를 기다렸다.

A씨는 오랫동안 범행을 준비하면서 B씨가 매일 오전 같은 시간에 운동하러 집을 나선다는 것을 사전에 알고 있었다. A씨는 미리 준비한 흉기로 B씨의 목과 얼굴, 어깨 등을 수차례 찔렀고, 당시 두 사람이 격렬하게 몸싸움을 벌인 것을 암시하는 ‘방어흔’이 B씨의 손에서 발견됐다.



B씨를 살해한 A씨는 계획대로 추가 범행을 위해 경남 창원에 있는 또 다른 기장의 주거지를 찾아갔다가 범행이 여의치 않다고 판단하고, 울산으로 이동했다. 울산에는 범행 대상이 없었으나, 경찰의 수사망을 피하기 위해 도피처로 울산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A씨는 도주과정에서 경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휴대전화를 끄고 현금만 사용하면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등의 치밀함을 보였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인천에 거주하는 A씨는 2024년 4월 기장 승진을 놓고 당시 직장 상사였던 기장들과 갈등을 빚은 끝에 해당 항공사를 퇴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가 범행 대상을 정해놓고 전국을 찾아다니면서 전직 동료들을 공격할 만큼 직장 내 갈등의 골이 깊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가 주장하는 ‘공사 기득권’이 무엇인지, 인사상 불이익이 있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A씨의 정신질환 여부와 직장 동료들과의 관계 등을 다각도로 조사하고 있다”면서 “사이코패스 검사를 위해 프로파일러 투입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정확한 범행 동기 등 사건경위를 조사한 뒤 살인 및 살인미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