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청 폐지에 따른 후속 입법인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공소청 설치법안이 19일부터 차례로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다. 더불어민주당은 “수사·기소의 완전 분리”를 내세우며 법안 처리를 밀어붙이고 있고, 국민의힘은 “정권 방탄용 입법”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야당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에 나서면서 ‘1일 1법안’ 처리가 이뤄질 전망이다.
민주당은 18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국민의힘의 반대 속에 잇달아 중수청·공소청 설치법안을 처리했다. 가장 화두가 된 중수청의 수사 범위는 부패·경제·마약·사이버·방위산업·내란 및 외환 6대 중대범죄를 중심으로 법 조항에 구체화됐다. 아울러 지난 12일부터 시행된 ‘법 왜곡죄’와 공소청·경찰·법원 공무원의 재직 중 범죄도 수사 대상에 포함됐다. 여기에 국가·지방 보조금 비리와 담합도 이날 회의에서 추가됐다.
중수청장은 후보추천위원회 추천과 행정안전부 장관 제청, 대통령 지명,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되며 임기는 2년 단임이다. 행안부 장관은 조직 전반에 대한 지휘·감독권을 갖되 개별 사건에 대해서는 중수청장을 통해서만 지휘하도록 했다.
국민의힘은 특히 행안부 장관의 지휘·감독 권한에 대해 문제 삼았다. 야당 간사인 서범수 의원은 “인사위원회 등이 행안부 장관의 영향이 미칠 수 있는 구조를 그대로 갖고 있다”며 “인사권을 통해 얼마든 수사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고동진 의원도 “행안부 장관에게 과도하게 부여된 지휘·감독 권한은 국가 수사력을 정권의 하수인으로 전락하게 만들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민주당은 장관의 개별 사건 지휘를 차단해 독립성을 확보한 구조라는 입장이다. 여당 간사인 윤건영 의원은 소위 심사 결과 보고에서 “행안부의 중수청 수사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했다”고 평가했다.
국민의힘은 기자회견을 열어 “(중수청법은) 검찰개혁이 아닌 이재명 대통령과 집권세력의 사법 리스크를 방어하고 정권에 불리한 수사는 막고 유리한 수사는 장악하겠다는 방탄 입법”이라고 비판했다.
공소청은 수사·기소 분리 원칙에 따라 기소만을 전담하며, 공소청·광역공소청·지방공소청 3단 체계로 운영된다. 공소청법안에는 탄핵 절차 없이도 검사의 파면이 가능하도록 하는 내용과, 현행 검찰청법에는 없는 ‘권한남용 금지’ 조항이 포함했다. 특별사법경찰관 지휘·감독권은 배제됐다. 시행령을 통한 검사의 직무 확대를 방지하기 위해 ‘법률’에 따라 검사의 권한을 정하도록 했다. 공소청의 장은 ‘검찰총장’으로 규정했다. 검찰총장 명칭이 헌법에 규정된 점을 고려한 조치다. 검찰총장의 임기는 2년이며 중임할 수 없다.
법사위 소속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현대판 ‘사법 강제 징용’이자 전례 없는 인사 폭거”라며 “검사를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중수청 공무원으로 강제 간주하는 것이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가당키나 한 일인가”라고 반발했다. 나 의원은 “수사기관을 조각내고 검사들을 한직으로 유배 보내어 범죄자들이 발 뻗고 자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검찰개혁이라는 말을 쓰고 있지만, 개혁이 아니라 검찰 폭파”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