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재계 보수는 실적에 따른 희비가 엇갈린 가운데, 248억 원으로 ‘연봉 킹’에 오른 한화 김승연 회장과 퇴직금 포함 466억 원을 수령한 풍산 류진 회장이 단연 눈길을 끌었다.
◆ 한화 김승연 회장, 1년 새 100억 넘게 오른 ‘연봉 킹’ 비결은
18일 기준 2025년도 사업보고서를 공시한 주요 기업 경영진 보수 현황을 취합한 결과,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은 퇴직금을 제외하고 지난해 가장 많은 보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 회장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솔루션, 한화시스템 등 주요 계열사 5곳에서 총 248억 4100만원을 수령했다. 전년도 보수 총액인 140억 원과 비교하면 1년 만에 100억 원 이상이 늘어난 수치다.
보수 총액이 이처럼 급증한 배경에는 ‘한화비전’이 있다. 김 회장이 지난해부터 한화비전에서 약 46억 8000만원의 보수를 새로 받기 시작하면서 전체 규모가 커진 것이다. 한화 측은 “그룹 전반의 미래 신성장 동력 발굴과 M&A 등 신사업 관련 자문, 해외 네트워크를 통한 사업 지원 역할에 집중한 데 따른 보수 책정”이라고 설명했다.
◆ 풍산 류진 회장, 한경협 회장 취임하며 퇴직금만 ‘350억’ 수령
단순 연봉이 아닌 ‘실제 수령액’ 기준으로 재계 전체 1위에 오른 인물은 풍산그룹 류진 회장이다. 류 회장은 지난해 풍산홀딩스와 풍산에서 총 466억 4500만원을 받았다. 이 중 무려 75%인 350억 3500만원이 풍산홀딩스에서 받은 퇴직소득이다.
류 회장의 거액 퇴직금 수령은 ‘경제계 맏형’인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회장직 취임과 맞물려 있다. 류 회장은 한경협 업무에 전념하기 위해 풍산홀딩스 대표이사직에서 사임했고, 이에 따라 다년간 쌓인 퇴직금이 일시에 지급된 것이다. 류 회장은 현재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재계를 대변하는 대외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
◆ 실적 따라 엇갈린 희비... 현대차 정의선 ‘급등’ vs 롯데 신동빈 ‘삭감’
두 회장의 뒤를 이어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177억 4300만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174억 6100만원을 기록하며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정 회장은 기아에서 처음으로 보수를 받기 시작하며 보수 총액이 전년 대비 51.6% 급증해 눈길을 끌었다. 현대차는 리더십과 전문성, 회사 기여도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한 결과라고 밝혔다.
반면 모든 총수의 지갑이 두꺼워진 것은 아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전년 대비 약 16% 감소한 149억 9300만원을 수령했다. 경기 불황과 일부 계열사의 실적 부진에 따라 임원들이 급여를 자진 반납하고 상여를 축소하는 등 비상 경영에 돌입한 결과다.
한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올해도 ‘무보수 경영’ 원칙을 지키며 8년째 단 1원의 급여도 받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