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커피 소비 지형이 질적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원두 산지나 로스팅 강도 등 미각에 집중된 커피 시장의 경쟁 축이 입안에서 느껴지는 질감과 목넘김의 영역으로 이동하는 모양새다.
스타벅스 코리아와 더본코리아의 빽다방이 잇따라 ‘공기 주입(Airating·에어레이팅)’을 활용한 미세 거품 아메리카노를 선보이면서, 이른바 ‘에어(Air) 커피’ 전쟁의 서막을 알렸다.
앞서 스타벅스 코리아는 지난달 26일 전 세계 스타벅스 중 최초로 한국에서 새로운 방식의 아메리카노인 ‘에어로카노’를 정식 출시한다고 알렸다.
스타벅스가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콜드 브루에 이은 새로운 아이스 커피의 패러다임을 제시하겠다고 선언한 이 메뉴의 핵심은 바로 ‘에어레이팅’ 기술이다.
정교한 공기 주입으로 아메리카노에 벨벳처럼 크리미한 폼(Foam)을 형성, 기존 아메리카노의 쌉쌀하고 묵직한 풍미를 한층 부드럽고 가벼운 풍미로 재해석했다. 폭포가 흘러내리는 듯한 ‘캐스케이딩’ 비주얼은 시각적 즐거움까지 더하며 소비자들의 눈과 입을 동시에 공략하고 있다.
스타벅스가 전 세계 최초 출시라는 타이틀로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축했다면, 빽다방은 19일 ‘에어폼 아메리카노’의 시즌 한정 출시로 보다 대중적이고 기민한 대응에 나섰다.
빽다방도 스팀 방식으로 공기를 주입해 아메리카노 상단에 미세한 커피 거품층을 형성한 신메뉴를 출시했다. 거품층이 커피 향을 더 풍부하게 전달하고, 기존 아메리카노와 다른 부드러운 목넘김을 선사한다.
특히 기본 메뉴에 꿀, 헤이즐넛 시럽, 흑당 시럽 등을 추가할 수 있는 커스터마이징 전략을 내세워 익숙한 아메리카노에 색다른 변주를 원하는 젊은 소비자층의 취향을 정조준했다.
두 브랜드에서 공통으로 발견되는 키워드는 ‘질감’과 ‘경험’이다.
스타벅스는 에어로카노가 에스프레소 본연의 맛을 유지하면서도 부드러운 목넘김을 제공한다는 점을 내세우고, 빽다방은 소비자들이 커피의 질감과 목넘김 등 마시는 경험 자체를 중시한다는 점을 신제품 출시 배경으로 꼽는다.
한국 커피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단순히 시원하게 혹은 따뜻하게 마시는 아메리카노를 넘어 보다 섬세하고 입체적인 미식 경험을 원하는 수요가 폭발함을 시사한다.
관련 업계에서는 두 브랜드의 행보를 기존 아메리카노의 틀을 깨는 혁신으로 보고 있다.
커피 업계 관계자는 “대한민국 커피 시장의 흐름이 원두의 질에서 음료의 구조적 완성도로 넘어가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커피 질감이 경쟁력인 시대가 왔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