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성이냐, 교체냐.” 경북도지사 선거가 유례없는 6파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3선 도전’을 공식 선언하면서 경선은 도전자 5인 중 승자가 현역 챔피언과 맞붙는 이른바 ‘한국시리즈 대진표’를 완성했다. ‘국민의힘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보수 성향이 짙은 경북지역 특성상 야당 후보들은 본선보다 열띤 당내 경선을 펼치고 있다.
◆이철우 “경북이 시작한 지방시대, 내가 완성”
이 지사는 19일 경북도지사 출마를 공식화하며 3선 고지를 향한 신호탄을 쐈다. 5명의 중량급 도전자가 거세게 압박하는 6파전 구도 속에서도 이 지사는 도정 성과와 행정 전문가로서의 무게감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 지사는 이날 오전 경북도의회에서 ‘경북도지사 출마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국제정서와 대한민국 정치가 동시에 흔들리는 시기에 대구·경북 정치적 기반까지 위협받고 있다”며 “이럴 때일수록 뿌리 깊은 나무처럼 흔들리지 않는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경북이 시작한 지방시대 대전환을 성공시키고 대한민국의 중심으로 다시 세우겠다”며 “이철우가 어떤 폭풍에도 흔들리지 않고 보수의 낙동강 전선을 지켜내겠다”고 현역 리더십을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 이 지사는 경북의 미래를 바꿀 핵심 전략으로 ‘경북대전환 10+1 프로젝트’를 제시했다. “단순한 정책이 아닌 경북과 대한민국 구조를 바꾸는 전략”이라고 이 지사는 자신했다.
프로젝트의 10대 사업은 통합신공항과 영일만항을 중심으로 글로벌 물류체계를 구축하고 대구·경북을 하나의 경제권으로 묶는 광역교통망 확충이 대표적이다. 경북도 투자청 설립과 100조원 투자 유치, 북부권까지 첨단산업 기반을 확장하는 균형발전 전략도 포함했다. 이 지사가 내건 마지막 하나의 프로젝트는 ‘산불 피해지역 혁신적 재창조 프로젝트’다.
이 지사는 “아픔을 딛고 미래를 다시 설계하는 산불 피해지역 재창조 프로젝트는 가장 어려운 곳부터 바꾸겠다는 경북 대전환의 출발점이자 책임이다”며 “피해 주민들을 가족처럼 보살피고 피해지역에 희망의 프로젝트를 심겠다”고 약속했다.
이 지사는 출마 선언 이튿날부터 광폭 행보를 이어간다. 20일 선거관리위원회를 찾아 예비후보 등록을 하고, 21일 경북도청 신도시에서 선거사무소를 개소식을 열고 본격적인 경선 레이스에 뛰어든다.
◆“공천이 곧 당선”…6인 후보 ‘경선 전쟁’
지난 2022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당시 이 지사는 별도의 경선 과정 없이 국민의힘 단수 공천을 받아 재선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중량급 정치인들이 대거 도전장을 내밀며 유례없는 ‘6파전’ 양상을 보여 본 선거보다 더 치열한 당내 경선을 벌이고 있다.
현재 국민의힘 소속으로 출사표를 던진 인물은 이 지사를 비롯해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 이강덕 전 포항시장, 임이자 의원,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백승주 전 의원 등 모두 6명이다. 이들은 전문 분야의 장점을 내세우며 표심 잡기에 나섰다.
후보 저마다의 이력도 화려하다. 이 지사가 현역 프리미엄과 도정 연속성을 강조하고 있고 최경환 전 의원은 ‘경제 전문가’ 이미지를, 임이자 의원은 ‘현역 국회의원’의 프리미엄을, 이강덕 전 시장은 ‘경북 최대 도시인 포항의 수장’으로서 겪은 위기관리 능력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또한 김재원 후보는 ‘중앙 정치의 거물급 전략가’를, 국방부 차관 출신인 백승주 후보는 ‘경제 재건 설계자’를 강조하고 있다.
국민의힘 경선 방식은 예비경선을 통해 압축된 후보가 이철우 지사와 1대1 결선을 치르는 이른바 한국시리즈 형태로 치러진다. 프로야구의 포스트시즌처럼 도전자끼리 우열을 가려 1등을 뽑고, 여기에서 뽑힌 1등이 현역 챔피언과 최종 승부를 겨루는 식이다.
다시 말해 이 지사를 제외한 나머지 도전자 5명이 예비경선을 통해 한명의 후보를 선출한다. 이후 경선을 통과한 한명이 이 지사와 선거 운동과 당원 투표, 여론조사 등을 거쳐 최종 후보를 정한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보수 텃밭인 경북지역의 특성상 경선 승리가 본선 승리라는 인식이 강하다”며 “후보들 모두 사활을 건 홍보 활동과 비전을 제시해 가며 당내 경선을 본선 투표처럼 화력을 쏟아 붓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