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와 두끼 식사 ‘이례적 환대’에도 불안한 日…대중국 보조 맞추려다 ‘위험한 회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19일 오전(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정상회담을 연다. 일본 측은 당초 오는 4월 미·중 정상회담이 열리기 전 미국과 대중 정책에 관한 조율을 하고자 이번 정상회담을 추진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이 사실상 미뤄지면서 오히려 호르무즈해협 군함 파견 요청 등 중동 정세에 관한 어려운 선택을 강요당하는 처지에 몰렸다.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미·일 정상회담은 19일 오전 11시15분(한국시간 20일 0시15분)부터 백악관에서 열린다. 이번 회담에서는 이란 전쟁에 관한 협의, 관세 협상 타결에 따른 일본의 대미 투자 2호 안건 논의 등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AP연합뉴스

특히 일본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하기 전 중국에 대한 우려 등을 전달하고 미·일 정상 간 대중 정책에 관한 조율을 하려는 의도가 있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상황 대응에 집중하기 위해 중국 측에 정상회담을 한 달 정도 연기해달라고 요청하면서 일본 측 의도는 크게 빗나갔다고 아사히신문이 지적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계획이 결정되자 그에 앞서 미·일 정상회담을 열기 위해 미국을 서둘러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 자신의 ‘대만 유사시 무력 개입’ 시사 발언으로 중국과의 관계가 악화되면서 최대 동맹국인 미국의 도움이 절실해졌지만, 중국과의 무역 협상에 적극적인 트럼프 대통령은 다카이치 총리에게 중·일 갈등의 진정을 바라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일본 정부는 이번 미국 방문을 동맹 관계 강화 기회로 삼으면서 동아시아에서 군비 확장과 경제적 위압을 강화하는 중국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려고 했다”며 “그러나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하면서 회담 초점은 중동 정세에 대한 대응으로 옮겨갔다”고 지적했다. 아사히 역시 “이번 회담에서는 대만 문제 등을 포함해 미·일이 어떤 공통 인식을 가지고 일치된 대중 정책을 제시할 수 있을지가 핵심이 된다”며 “다만 일본 정부 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신경이 이란 상황에 집중돼 있어 일본의 입장을 침투시키기 쉽지 않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고 전했다.

18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도쿄 하네다 공항에서 미국으로 출발하며 손을 흔들고 있다. AFP연합뉴스

다키이치 총리는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의 군함 파견 요구에 응답해야 하는 상황이다. 각국의 소극적 반응에 트럼프 대통령이 강한 불만을 드러내고 있는 가운데 중동 사태 안정화를 위한 미국 대응을 지지한다는 의사 표명 정도로 트럼프 대통령의 호응을 얻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일본은 자위대 함정 파견 방안 등을 검토했으나, 전투가 지속되는 곳에 군함을 보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며 사태가 수습된 이후 ‘조사·연구’ 명목 등으로만 파견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0월 트럼프 대통령의 일본 방문 이후 5개월 만인 이번 미·일 회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다카이치 총리와 실무오찬과 만찬을 함께하는 극진한 예우를 갖출 예정이라고 일본 매체들은 전했다. 닛케이에 따르면 국빈 방문이 아닌데도 트럼프 대통령이 상대국 정상과 두 끼를 같이하는 사례는 트럼프 2기 들어 딱 한번밖에 없었다고 일본 정부 관계자가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