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검찰 개혁’이란 명분 아래 밀어붙인 이른바 공소청 신설 법안에서 ‘검찰총장’ 관직명이 살아남았다. 검찰총장은 헌법에 적시된 직책인 만큼 이를 ‘공소청장’으로 바꾸는 것은 위헌이란 논리 앞에 민주당이 무릎을 꿇은 결과다. 다만 대검찰청 산하 고등검찰청 및 지방검찰청의 장(長)을 뜻하는 ‘검사장’ 명칭은 공소청법의 국회 통과와 더불어 사라질 전망이다.
19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민주당이 주도해 만든 공소청법안(당정청 협의안)은 검찰총장이 기관장인 공소청 산하에 우리에겐 다소 생소한 ‘광역공소청’과 ‘지방공소청’을 두는 방안이 포함돼 있다. 광역공소청이란 지금의 고등검찰청(고검), 지방공소청이란 지방검찰청(지검)에 각각 해당한다. 수사·기소 분리 원칙에 따라 기존 검찰청을 둘로 쪼개며 수사권은 향후 행정안전부 산하에 설치될 중앙수사청(중수청)으로 넘기고 공소청은 기소 및 공소 유지 업무만 맡게 된 데 따른 결과다.
현행 검찰청법에 의하면 대검찰청(대법원 대응)의 장은 검찰총장이고 고검(고등법원 대응) 및 지검(지방법원 대응)의 장은 검사장이다. 검사장이란 명칭은 일제강점기(1910∼1945)를 거치며 일본 검찰의 영향을 받은 결과로 풀이된다. 오늘날 일본은 고검장만 ‘검사장’이라고 부르나 한국은 1948년 검찰청 출범 이래 고검은 물론 지검의 장에게도 검사장 칭호를 부여해왔다. 노무현정부 시절인 2004년 개정된 검찰청법에 따라 검사 계급이 검찰총장·검사 2단계로 축소된 점에 비춰보면 사실 검사장이란 이름은 20년 넘게 애물단지처럼 여겨져 온 것이 사실이다.
국회 본회의에 제출된 공소청 신설 법안은 기존의 고검을 ‘광역공소청’, 지검은 ‘지방공소청’으로 각각 변경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기관장 보직명은 지금의 검사장이 아니고 광역공소청장, 지방공소청장이라고 못박았다. 과거 ‘차관급 공직자’로 통하며 ‘검찰의 별’이라고 불린 검사장 명칭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 것이다. 전에는 고검장, 지검장으로 짧게 줄여 부를 수 있었는데 광역공소청장, 지방공소청장의 약칭을 무엇으로 할지 과제로 남았다.
전날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공소청 신설 법안은 ‘공소청의 장은 검찰총장으로 한다’는 원안이 그대로 유지됐다. ‘공소청장’을 고집한 민주당 강경파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이다. 앞서 이재명(사법연수원 18기) 대통령이 “위헌 논란 소지”를 들어 “검찰총장 명칭을 공소청장으로 굳이 바꿔야 할 이유를 납득하기 어렵다”고 밝힌 것을 민주당 강경파가 어쩔 수 없이 수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1987년 개정된 현행 헌법은 ‘검찰총장 등 임명은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제89조 제16호)라는 규정을 두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 일부 인사들은 여전히 공소청장 표현에 집착하는 듯한 모양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전날(18일) 김어준씨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우리는 (검찰총장 대신) 공소청장이라고 부르면 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대통령이 이미 선을 그은 사안을 놓고 여당 대표가 무슨 농담처럼 거론하는 것이 옳은가’ 하는 지적도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