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기준금리 인하 압박에도 2회 연속 동결했다. 중동 상황의 불확실성 때문이다. 한국은행도 당분간 금리를 연 2.50%로 묶을 가능성이 커졌다. ‘육천피’(코스피 6000) 재탈환을 눈앞에 뒀던 코스피도 5800선 아래로 떨어졌다.
연준은 18일(현지시간) 종료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찬성 11표, 반대 1표로 금리를 3.50∼3.7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연준은 지난해 9월, 10월, 12월에 0.25%포인트씩 3차례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내렸지만, 올해 들어 지난 1월에 이어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국제유가 급등으로 미국의 성장 둔화 및 인플레이션 상승 위험이 동시에 커짐에 따라 향후 경제여건 변화 추이를 좀 더 기다리며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연준이 통화정책의 준거로 삼는 인플레이션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상승률이 근원지수 기준 1월 3.1%로, 연준의 물가 목표 수준(2%)을 크게 웃돌고 있는 가운데 유가 상승이 인플레이션을 더욱 밀어올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연준은 “중동 상황(미·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의 전개가 미국 경제에 갖는 함의가 불확실하다”고 평가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번 회의와 마찬가지로 오늘 회의에서도 다음번 조치가 금리 인상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논의됐다”며 “어떤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지만, 대다수 참석 위원들은 금리 인상을 기본 시나리오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유상대 한은 부총재는 이날 오전 시장상황점검회의를 주재하며 FOMC 결과에 대해 “연준 통화정책 경로 불확실성은 더 커졌다”고 평가했다.
전날 ‘육천피’ 턱밑까지 올랐던 코스피는 5800선을 내주며 숨을 골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이날 전장보다 161.81포인트(2.73%) 내린 5763.22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코스피 상승을 주도했던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이 각각 1조8740억원, 6660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코스닥도 전장보다 20.90포인트(1.79%) 내린 1143.48에 거래를 마감했다.
파월 의장의 매파적 발언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간밤 뉴욕증시가 부진했고,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가스전 폭격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한 점이 국내 증시에 악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