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코스닥 시장을 대형 우량주가 모인 ‘프리미엄’과 일반 성장 기업을 아우르는 ‘스탠더드’로 나누는 승강제 도입 카드를 꺼내 들면서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공시 기준과 진입 요건을 차별화해 우량주들의 이탈을 막겠다는 구상에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지만, 하위 리그에 남겨진 기업들에는 자금 조달난을 부를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19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가 전날 내놓은 코스닥 개편안은 시장을 ‘2부 리그제’로 운영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자본시장 체질 개선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이 제도는 시가총액과 영업실적, 지배구조 등에서 높은 기준을 충족한 상위 80~170여개 상장사를 ‘프리미엄’ 그룹으로 묶는다. 그외 일반 스케일업 기업과 기술특례 상장사 등은 ‘스탠더드’로 분류한다.
두 그룹은 공시 룰부터 차별화된다. 프리미엄 시장에 속한 기업은 자율성을 바탕으로 수시공시 부담을 덜고, 영문 공시와 지배구조 보고서 제출 등 글로벌 기준에 맞춘 제도를 적용받는다. 이들을 묶은 전용지수를 개발하고 상장지수펀드(ETF)를 연계해 기관과 외국인의 자금 유입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스탠더드 시장은 실적 전망과 잠정 실적, 성장 계획 등 공시를 확대해 투자 신뢰도를 높이는 데 집중한다. 당국은 분기 단위 평가를 거쳐 실적이 개선된 기업은 1부로 올리고, 기준에 미달하면 2부로 내리는 승강제를 통해 건전한 성장을 유도한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코스닥 시장에 비우량 기업이 많다는 인식에서 출발해 우량 기업에 1부 리그 프리미엄을 주고 코스피 등 더 큰 시장으로 성장할 발판을 마련해 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건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전체를 한 바구니로 보지 않고 우량 혁신기업군과 일반 성장기업군 등을 나눠서 평가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며 “코스닥 시장 활성화 방안의 큰 그림이 구체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하위 리그’ 기업에 대한 낙인 효과와 그에 따른 자금 조달의 어려움, 기업 간 양극화 우려는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상장 유지 요건을 맞추지 못해 퇴출 우려가 커지면 자본 조달 리스크가 불거질 수 있는 만큼 비상장 유통시장 활성화 등 재기를 도울 플랫폼 마련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존 중소기업 전용 시장인 코넥스와의 역할이 겹친다는 점도 문제다. 김상봉 한성대 교수(경제학)는 “활성화되지 못한 코넥스를 없애고 1·2부 체제와 합치는 식의 개편도 고려해 볼 만한 대안”이라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