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기에 경례하는 정동영 장관 (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1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남북관계발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참석자들과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2026.3.19 uwg806@yna.co.kr/2026-03-19 11:06:06/ <저작권자 ⓒ 1980-2026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재명정부가 평화공존을 핵심으로 하는 새로운 대북 구상의 골격을 마련했다. 정부는 어제 향후 5년간 대북 정책의 방향이 되는 제5차 남북관계발전 기본계획(2026∼2030)안을 심의했다. 평화공존 제도화, 공동성장 기반 구축, 전쟁과 핵 없는 한반도 실현이라는 3대 목표를 설정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회의에서 “우리 목표는 평화 그 자체다. 평화공존을 수단으로 해서 상대를 어찌해 보겠다는 것은 우리 정책안에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고 ‘평화공존 우선주의’를 강조했다. 이를 위해 북핵 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체제 진전 추구, 분단고통 해소와 인도적 문제 해결 등이 6대 중점 과제로 추진된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비상계엄 선포의 명분을 만들기 위해 무인기를 평양에 투입, 북한의 공격을 유도하려 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실체적 진실은 법정에서 가려질 것이지만 윤석열정부는 시종일관 대북 강경 노선을 걸었다. 남북의 긴장을 고조시켜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정치적 효과뿐이다. 남북대결이 격화돼 신냉전 대립구도가 강화되면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것은 한민족과 한반도다. 평화공존은 한반도의 공생과 공영을 이루기 위해 이뤄야 할 첫 번째 과제가 아닐 수 없다.
정부는 역대 처음으로 기존 계획을 조기 폐기하는 이례적 결단을 내렸다. 대북 대화에 의욕적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 출범이라는 국제 환경 변화와 이재명정부 철학에 맞춰 노선 전환이 이뤄진 것이다. 이재명정부의 평화공존 정책이 힘있게 추진되기 위해서는 정당성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안보 위협 요소인 북핵 문제나 인류의 보편적 가치인 인권 문제를 절대 경시하지 않음을 국내외에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기 바란다.
관건은 북한 호응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마이동풍이다. 22일 시작하는 북한 최고인민회의에서는 ‘적대적 두 국가론’이 헌법에 반영될 수 있다고도 한다. 북한은 해외의 대남사업 일꾼을 철수시키고 정권 요직에서도 대남통을 배제하는 등 ‘두 국가’ 의지를 다지고 있다. 미·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북·미 대화의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던 구상도 중동 사태로 난관에 봉착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의 대화를 원하고, 북측도 미국에 대한 비판 수위를 조절하고 있는 점은 다행이다. 좀체 돌파구를 찾기 어려운 국면이지만 평화공존의 장대한 비전 아래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낼 창의적 해법을 꾸준히 모색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