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개월 만에 노사정 사회적 대화 재개 공론화 기법 도입…청년 목소리 챙겨야 ‘AI 도입 로봇세 부과’ 노사 접점 찾길
이재명 대통령, 노동정책 발언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제1기 출범을 맞이해 청와대에서 열린 노동정책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3.19 superdoo82@yna.co.kr/2026-03-19 11:13:06/ <저작권자 ⓒ 1980-2026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재명정부의 노·사·정 사회적 대화를 이끌 협의체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가 어제 첫 본회의를 열고 닻을 올렸다. 2024년 12월 비상계엄 사태로 중단된 지 약 15개월 만에 사회적 대화를 재개한 건 환영할 일이다. 경사노위의 첫 의제는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일자리’로 결정됐다. 급속한 저출생·고령화로 청년을 중심으로 고용위기가 만연한 현실이고 보면 시의적절한 의제로 평가된다. 1999년 2월 노사정위원회(현 경사노위) 탈퇴 후 사회적 대화를 외면 중인 민노총도 복귀해 노동계의 대표성을 높여야 한다.
경사노위는 앞으로 ‘인구구조 변화와 일자리 공론화 특별위원회’ 등 7개의 특별·의제별·업종별 위원회를 운영하기로 합의했다. 노사 입장이 첨예하게 충돌하는 65세 법정 정년연장과 관련해선 현재 국회 주관으로 사회적 대화가 진행 중이다. 국회 대화가 정년연장 시점에 초점을 맞춘다면 경사노위는 고령층의 일자리 연장에 따른 청년과의 충돌 등 위기상황 전반을 논의한다는 게 경사노위 측 설명이다. 우리나라와 같이 연공서열 중심의 임금체계 아래 대기업 정규직 보호가 과해 고용 경직성이 큰 나라에선 정년연장이 곧 청년 일자리 잠식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충분하고 내실 있는 사회적 대화가 필요하다.
1기 경사노위가 사회적 대화 방식으로는 처음으로 공론화 기법을 도입한 점은 의미가 있다. 기존 대안 중 해법을 채택하는 게 아니라 공론화 과정을 거쳐 정책 대안을 모색한다는 것이다. 세대 간 대결 양상을 보인 국민연금 모수개혁(보험료율·소득대체율 조정)안이 18년 만인 작년 3월 국회를 통과한 건 앞선 국회 연금개혁특위의 공론화 덕분이다. 다만 당시 미래세대는 당장 부담만 더 커졌는데도 최소한의 설득도 없었다는 비판이 꼬리를 물었었다. 일자리 문제 역시 세대 간 충돌 소지가 큰 만큼 공론화를 통해 청년 목소리를 꼼꼼히 챙겨야 할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본 회의에 이어 노사정 대표와 토론회를 열고 “노동계가 고용 유연성을 양보하는 대신 이를 보완하기 위해 사회안전망 강화 비용을 기업이 부담하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문제는 불신”이라며 노사 신뢰 회복을 위한 경사노위의 막중한 역할을 주문했다. 인공지능(AI)으로 노동생산성을 높이고, 혜택을 본 기업에 로봇세를 부과해 사회안전망 강화에 쓰자는 아이디어도 제시했다. 경사노위에서 노사가 접점을 찾는다면 큰 성과로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