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의 ‘종가 1500원’ 환율…정부 개입에도 역부족 [한강로 경제브리핑]

원·달러 환율이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에 처음으로 종가 1500원을 찍었다. 이란·이스라엘이 서로 가스 시설을 폭격하고 국제유가가 100달러로 치솟자 환율이 ‘심리적 저항선’을 넘은 것이다. 코스닥 시장을 2부 리그제로 운영하는 정부의 승강제 도입안에는 기대와 우려가 엇갈린다.

 

1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코스피 종가가 보이고 있다. 뉴시스

◆중동발 악재 지속, 종가에서도 1500원 넘은 환율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7.9원 오른 1501.0원(오후 3시30분 기준)에 주간거래를 마쳤다. 이는 주간거래 종가 기준으로 2009년 3월10일(1511.5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날 환율은 중동발 악재에 대폭 밀어올려졌다. 간밤 이스라엘이 이란 최대 가스전을 폭격하자 이란이 카타르 가스 시설 밀집지역 공격으로 맞섰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유가가 100달러를 돌파했다. 국제유가 기준인 브렌트유 5월 인도분 선물 종가는 이날 배럴당 107.38달러로 전장보다 3.8% 올랐다. 4월 인도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종가는 배럴당 96.32달러로 0.1% 상승했다. 

 

설상가상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2회 연속 동결하며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기조를 밝혀 원화 약세에 기름을 부었다.

 

이에 서울 시장 개장과 동시에 환율은 전날 주간거래 종가보다 21.9원 오른 1505.0원에 출발했다. 주간거래 장중 기준으로 금융위기 때인 2009년 3월10일(1561.0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최근 정부가 1500원을 환율 마지노선으로 여기는 신호를 보내고 있지만 고환율이 잡히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열린 ‘확대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외환시장도 각별히 경계감을 가지고 시장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면서 “원화의 흐름이 펀더멘털과 과도하게 괴리되는 경우 적기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코스닥 2부 리그제 향한 엇갈린 평가

 

정부가 코스닥 시장을 대형 우량주가 모인 ‘프리미엄’과 일반 성장 기업을 아우르는 ‘스탠더드’로 나누는 승강제 도입 카드를 꺼내 들면서 업계에서는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공시 기준과 진입 요건을 차별화해 우량주들의 이탈을 막겠다는 구상은 긍정적이란 평가지만 하위 리그에 남겨진 기업들이 자금 조달난을 겪을 수 있다는 점에서다.

 

19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가 전날 내놓은 코스닥 개편안은 자본시장 체질 개선의 일환으로 추진된다. 이 제도는 시가총액과 영업실적, 지배구조 등에서 높은 기준을 충족한 상위 80~170여개 상장사를 ‘프리미엄’ 그룹으로 묶는다. 그외 일반 스케일업 기업과 기술특례 상장사 등은 ‘스탠더드’로 분류한다.

 

두 그룹은 공시 룰부터 차별화된다. 프리미엄 시장에 속한 기업은 자율성을 바탕으로 수시공시 부담을 덜고, 영문 공시와 지배구조 보고서 제출 등 글로벌 기준에 맞춘 제도를 적용받는다. 이들을 묶은 전용지수를 개발하고 상장지수펀드(ETF)를 연계해 기관과 외국인의 자금 유입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스탠더드 시장은 실적 전망과 잠정 실적, 성장 계획 등 공시를 확대해 투자 신뢰도를 높이는 데 집중한다. 당국은 분기 단위 평가를 거쳐 실적이 개선된 기업은 1부로 올리고, 기준에 미달하면 2부로 내리는 승강제를 통해 건전한 성장을 유도한다.

 

이는 코스닥의 고질적 문제로 꼽히는 우량주 이탈을 막기 위한 조치다. 그동안 코스닥은 초기 성장 기업부터 수조원대 중견기업까지 한 시장에 섞여 있어 옥석 가리기가 어렵고 우량 기술주 시장으로서의 정체성이 약해졌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기업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 우량 기업들이 유가증권시장으로 이전 상장하는 흐름을 1부 리그라는 차별화된 환경을 통해 완화하겠다는 취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