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자·빙과 가격 ‘릴레이 인하’…정부 물가 압박·원가 하락 변수 겹쳤다

국내 주요 식품 기업들이 오는 4월 출고분부터 일부 제과·빙과·양산빵 제품 가격을 낮추기로 하면서, 식품 물가 흐름에 변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주재한 민생물가 관련 회의 이후 롯데웰푸드, 빙그레, 해태제과, 오리온, 삼립 등 주요 업체들이 잇따라 가격 인하 방침을 밝혔다.

 

연합뉴스 

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제과 부문에서는 엄마손파이·계란과자·배배 등 일부 제품 가격이 약 3~6% 수준 조정되고, 빙과 제품은 최대 10% 안팎 인하가 추진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양산빵 제품군 역시 평균 5% 내외 가격 조정이 이뤄질 전망이다.

 

식품업계가 통상 성수기 직전 가격 전략을 조정하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조치는 여름철 소비 수요를 선점하고 위축된 내수 흐름에 대응하려는 성격도 동시에 담긴 것으로 분석된다.

 

기업들은 공식적으로 “고물가로 어려움을 겪는 소비자 부담을 덜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밀가루와 설탕 등 주요 원재료 가격이 조정 흐름을 보이면서 가공식품 업체들의 원가 부담이 일부 완화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여기에 소비 심리 둔화와 판매량 감소 압박이 겹치면서 가격 인하를 통한 수요 방어 전략이 동시에 작동하고 있다는 분석도 업계 안팎에서 제기된다.

 

다만 업계 내부 분위기가 마냥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원재료비 일부는 내려왔지만 인건비와 물류비, 에너지 비용 부담은 여전히 높다”며 “가공식품 가격만 선택적으로 관리하는 정책 방향에 부담을 느끼는 기업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가격 인하 경쟁이 장기화될 경우 수익성 악화로 이어져 투자 축소나 제품 구조 조정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번 가격 인하로 소비자 체감 부담은 단기적으로 다소 완화될 수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에너지 비용과 유통 구조 개선 등 근본적인 비용 체질이 바뀌지 않는 한 물가 안정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결국 소비자가 장바구니에서 느끼는 ‘진짜 물가 안정’은 일회성 가격 조정보다 지속 가능한 비용 구조 변화에서 시작된다는 점에서 정책과 산업 전반의 장기 대응 전략이 요구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