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픽션 시리즈와 스포츠 부문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라이브’는 기술과 자본의 가장 치열한 격전지다. 오는 21일 오후 8시 전 세계 190여개국에 넷플릭스를 통해 송출되는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컴백 라이브는 그간 우리가 알던 생중계의 패러다임을 바꿀 만한 이정표를 제시한다.
넷플릭스가 공연을 앞두고 20일 공개한 숫자로 표현한 제작 데이터는 단순한 통계를 넘어 하나의 거대한 디지털 생태계가 지상 위에 구축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우선 10개국 출신의 스태프가 참여하고, 8개 언어가 사용되는 글로벌한 프로덕션 팀이 함께 한다. 6개 시간대에 걸친 팀이 협업한 이번 공연은 엄청난 수준의 조율이 필요한 방대한 프로젝트다.
특히 라이브를 위해 동원한 인프라의 물리적 수치가 압도적이다.
투입되는 방송 장비 총 중량은 무려 16만4500㎏(164.5톤)에 달한다. 총 58건의 개별 화물 단위(Shipment)와도 같다. 해상 운송 시 사용하는 컨테이너 10개 정도를 빈틈없이 채울 수 있다고 한다. 넷플릭스가 이번 라이브를 단순한 이벤트가 아닌 글로벌 엔터테인먼트의 ‘기술적 정점’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중계의 핵심인 카메라 셋업도 경이롭다. 이번 라이브에는 총 23대의 카메라가 투입되는데, 이는 국내 지상파 방송사의 일반적인 음악 방송 녹화 현장에 동원되는 15대 내외를 훌쩍 뛰어넘는다.
월드컵 결승전 중계가 보통 30대 안팎의 카메라로 진행되고, 올림픽 개막식과 같은 메가 이벤트에서 주관 방송사가 경기장 전체에 40~50대의 중계 카메라를 운용하는 점을 고려할 때, 단 한 팀의 아티스트를 위해 23대의 고성능 카메라를 집중 배치한 것은 스포츠 중계의 역동성과 영화적 미장센을 동시에 구현하겠다는 전략으로 볼 수 있다.
이와 함께 1.6㎞ 거리의 건물 옥상에 배치된 원거리 카메라를 비롯해 이글아이(EagleEye), 최대 10m 높이의 타워캠 XL, 원격 조정 이동 카메라, 레일 이동식 타워 카메라 등 특수 카메라를 동원해 시청자들에게 다각도의 몰입감을 선사할 예정이다.
공연의 에너지를 지탱하는 전력 시스템은 이번 프로젝트의 심장과도 같다. 현장 전체에 공급·분배되는 전력 규모는 총 9660kVA(킬로볼트암페어)에 달한다. 일반 가정 수천가구가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이처럼 거대한 에너지를 실어 나르기 위해 설치된 전력 케이블의 길이는 총 9.5㎞에 이르며, BTS 공식 응원봉인 ‘아미밤’ 4만1536개의 끝과 끝을 이어 놓았을 때와 맞먹는 길이다.
최종적으로 생성될 데이터의 양은 이번 라이브의 질적 깊이를 증명한다. 촬영 영상의 예상 총 용량은 108테라바이트(TB)에 달한다. 이는 고화질(Full HD) 영화 약 2만2000편을 동시에 저장하거나 고해상도 사진 1100만장을 담을 수 있는 방대한 크기다. 만약 한 사람이 이 모든 영상 소스를 쉬지 않고 시청한다면 무려 5년이 넘는 시간 동안 화면 앞을 떠나지 못할 정도의 정보량이다.
넷플릭스가 공연에 투입하는 40TB의 서버 용량은 거대한 데이터 폭풍을 실시간으로 처리하며 전 세계 시청자들의 거실로 가장 완벽한 찰나를 전달한다.
브랜든 리그 넷플릭스 논픽션 시리즈·스포츠 부문 총괄은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씨네큐브광화문에서 진행된 사전 미디어 브리핑에서 화면으로 접하게 될 생중계에 대해 “글로벌 라이브 뮤직 퍼포먼스를 위해 최대한의 자원과 시간을 들여 준비했다”며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기준을 새롭게 높이는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라이브 TV 등을 담당하는 개럿 잉글리쉬 총괄 프로듀서도 “전 세계에 있는 ‘아미’ 모두에게 잊지 못할 순간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21일 오후 8시 생중계 될 ‘BTS 컴백 라이브: ARIRANG’은 넷플릭스 회원이라면 TV, 모바일, 태블릿 등 다양한 디바이스를 통해 별도 추가 비용 없이 시청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