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에너지 전면전에… 정부 “LNG 대체 수입처 있다”

카타르가 국영 에너지기업의 주요 액화천연가스(LNG) 시설 피격 후 한국 등에 공급 불가항력 선언 가능성을 밝히면서 LNG 공급 차질 우려가 커졌다. 정부는 대체 물량 확보 등 비상 상황 대책을 이미 마련해 LNG 수급엔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20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미국, 말레이시아, 호주 등 중동 외 지역에서 LNG 물량 확보를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한국은 중동산 LNG를 대부분 카타르에서 수입하고 있는데, 카타르산 물량을 대체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20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미국, 말레이시아, 호주 등 중동 외 지역에서 LNG 물량 확보를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사진은 청와대 전경. 연합뉴스

앞서 카타르 국영 에너지기업 카타르에너지(QE)는 이란의 공격으로 LNG 수출 용량의 17%가 손상됐고, 이를 복구하려면 3∼5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다. QE 최고경영자(CEO)는 “최장 5년간 불가항력을 선언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불가항력은 전쟁 등 통제할 수 없는 외부 요인으로 제품 계약 이행이 어려울 때 책임을 면제받기 위한 조치다.

 

이에 대해 정부는 전쟁 발발 후 카타르산 물량이 없어지는 경우도 대비해 컨틴전시 플랜(상황별 대응 계획)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카타르 의존도가 높지 않은 데다 올해 사용할 물량도 이미 확보했다는 것이다.

 

한국무역협회 통계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해 LNG 수입(4672만t)의 14.9%(697만t)를 카타르에서 들여왔다. 호주(31.4%), 말레이시아(16.1%)에 이어 세 번째로 큰 규모다. 카타르 LNG 수입 비중은 2016년 35.5%로 가장 많았고, 카타르는 2021년까지 최대 LNG 수입국이었지만 수입선을 다변화하면서 지난해 수입 비중이 14.9%까지 떨어졌다. 내년에는 수입량이 8% 수준으로 줄어든다.

 

업계에서는 수급에 문제가 없더라도 가격이 오를 것을 우려하고 있다. 세계 LNG 수출의 20%를 차지하는 카타르가 불가항력을 선언하면 LNG 가격이 뛸 수밖에 없어서다. 청와대도 “가스 수급에는 문제없는 상황”이라면서도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수급, 가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에너지 수급 불안이 확대됨에 따라 나프타 등 주요 유화 제품들을 대상으로 수급 안정화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카타르 라스라판 LNG 생산시설의 모습. AFP연합뉴스

문신학 산업부 차관은 CBS라디오에 나와 “비상 상황”이라며 “정유사에 대한 수급조정 명령이나 수출제한 조처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비축유 208일분은 여러 조건이 포함된 기준으로 평시 수준의 경제활동을 유지하면 이 기간을 버틸 수 없다고 설명했다.

 

문 차관은 수입 원유 중 50%는 국내에 공급되고 50%는 수출된다며 “(수출을 제한하는) 상황까지 시뮬레이션하고 플랜B 또는 비상 플랜을 만들고 있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문 차관은 수출제한 조치 관련해 “이미 1·2차 오일쇼크를 30∼40년 전에 경험하면서 그에 대한 근거는 있다”며 “정유사에 정당한 손실이 있다면 보존해주는 것까지도 근거가 마련돼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정부는 나프타를 경제안보품목으로 한시 지정하고, 대체 수입선 확보와 수출제한 등 조치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