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수원지법 형사11부 204호 법정. 검찰은 이날 살인 및 사체 유기,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구속 기소된 50대 남성 A씨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유족들은 단 한마디의 사과도 하지 않는 A씨를 향해 “반성문이 올라올 때마다 화가 난다”고 일갈했다. A씨는 이른바 ‘틱토커 살인’으로 불리는 사건의 피의자다.
25세 여성 틱토커 B씨는 지난해 9월 전북 무주군의 한 야산에서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다. 배우가 꿈이던 B씨는 꿈을 이루기 위한 사다리로 틱톡 활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저곳에서 유명세를 치르기 시작할 무렵인 지난해 5월 자신을 사업가라고 소개한 A씨가 접근했다.
A씨는 비싼 선물을 보내며 동업을 제안했다. 에이전트라며 “키워주겠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동업 이후 B씨의 얼굴에는 점차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졌다고 유족들은 전했다. A씨의 역할은 댓글·시청자 관리, 방송 흐름 가이드 등이었는데 어느 정도 도움을 줬는지도 알 수 없다.
점차 힘들어 보이는 B씨의 표정을 보며 가족들은 활동 중단을 권유했다. 지난해 8월 서울에 집을 구하러 나갔던 B씨는 결국 돌아오지 못했다.
매일 딸의 틱톡 방송을 챙겨보던 아버지는 딸이 유독 힘이 없어 보이던 날, 문자를 보냈지만 제대로 답이 오지 않았다. 늦은 밤 돌아온 답장은 A씨가 숨진 B씨를 흉내 내 ‘거짓으로’ 보낸 것이었다.
A씨는 인천 영종도에서 B씨를 살해한 뒤 시신을 전북 무주군의 한 야산에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재판 때마다 유족들은 영정사진을 가슴에 안고 방청석 첫 줄에 앉았다. 20일 같은 법정에서 열린 공판에서 재판부는 A씨에게 징역 40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사람의 생명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절대적인 가치이며, 살인은 우발적 범행이든 아니든 어떠한 경우에도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고인은 피해자의 시신을 전북 무주까지 옮겨 유기했고, 시체가 발견되기 전까지 범행을 부인하며 결심에 이르기까지 살해 고의를 다투었다”면서 “25살 어린 나이에 꿈을 펼쳐보지도 못하고 생을 마감한 피해자의 유족들은 치유하기 어려운 상처와 고통, 자책감으로 괴로워하고 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A씨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지난해 5월 B씨에게 접근해 “틱톡 시장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며 동업과 투자를 제안했으나, 채널 운영과 관련한 이견으로 갈등을 빚던 중 홧김에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1심 선고가 내려지자 법정은 유족의 울음소리로 채워졌다. 영정사진을 안고 재판을 지켜보던 B씨의 어머니는 끝내 흐느꼈다. 퇴정하는 A씨를 향해 다가가 영정사진을 내보이며 “미안하지 않으냐”며 울부짖기도 했다.
공판이 끝난 뒤 B씨 어머니는 취재진에 “50대인 A씨에게 징역 40년은 사실상 무기징역과도 같다고 생각한다”며 “재판부에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결심 공판에서 “죄질이 매우 불량하고 중대범죄에 대한 사법 절차를 어렵게 했다”며 A씨에게 사형을 구형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