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울주군에서 30대 아버지를 비롯해 어린 자녀 4명이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이 위기 국민에 대해 기초생활보장 직권 신청을 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20일 사건 경위를 듣고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울주군청에 방문하며 이같이 말했다.
정 장관은 현장 간담회에 참석한 울주군청 및 읍면동 행정복지센터 담당 공무원들로부터 사망자에게 그간 지원했던 복지급여와 상담 및 사례관리 상황 등을 보고받았다.
경찰에 따르면 30대 A씨는 별다른 직업이 없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나마 생계를 책임지던 아내가 지난해 말 사정이 생겨 가족과 떨어지게 되면서 형편은 더 악화했다. 최근에는 어린 자녀들이 학교와 어린이집을 제대로 다니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와 자녀 4명이 발견된 것도 초등학교 1학년이던 큰딸이 등교하지 않자 담임 교사의 신고 덕분이었다.
지난해 아내가 신청해 긴급 생계비와 주거비를 800만원가량 지원받았고, 생필품 등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지자체 등에서 기초생활수급자를 신청하기를 권유했으나, A씨가 “필요 없다”며 거부했다. 결국 A씨가 생활고를 비관한 끝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 장관은 "최근 울주 등에서 연이어 발생한 사망 사건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으며, 국민의 기본적인 삶을 위한 복지 안전망을 책임지고 있는 복지부 장관으로서 엄중하고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 장관은 “정부가 먼저 위기에 놓인 국민을 적극적으로 찾아 지원하고 복지 사각지대 발굴 시스템도 고도화하겠다”며 “근본적으로는 복지 급여 신청주의 개선에 더욱 속도를 내겠다”고 했다.
복지부에 따르면 현재도 공무원의 직권 신청은 가능하지만, 대상자의 금융정보 제공 시 본인 동의가 필요하다. 이에 복지부는 공무원이 위기 징후 포착 시에 금융정보 제공에 대한 당사자 서면 동의가 없어도 기초생활보장 급여를 직권으로 신청할 수 있도록 하고, 공무원 적극 행정은 면책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신청주의의 한계에서 벗어나기 위해 법 개정을 포함한 직권 신청 절차를 전반적으로 점검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