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에서 전쟁 상황을 생방송으로 보도하던 러시아 국영매체 기자의 바로 뒤에 이스라엘군의 폭탄이 떨어졌다.
19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영방송 RT 산하의 영상전문 뉴스통신사 럽틀리(Ruptly)는 자사 기자의 불과 몇 m 뒤에서 폭발이 일어나는 영상을 공개했다.
이 영상에는 언론인 표식인 '프레스'(PRESS)라는 글자가 적힌 방탄조끼를 입고 한창 생중계 리포트를 하던 남성 기자가 무언가를 발견하고 놀란 표정을 지으면서 말을 멈춘 뒤 황급히 앞으로 엎드려 피하는 장면이 담겼다.
이와 관련해 러시아 외무부의 마리야 자하로바 대변인은 "가자지구에서 언론인 200명이 살해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오늘 사건도 우연이라고 부를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 "이스라엘군이 발사한 미사일이었다"고 주장했다.
자하로바 대변인은 "중계진의 옷에 선명하게 'PRESS'라고 적혀 있었고, 그들은 오직 카메라와 마이크만을 갖고 있었다. 공습 장소에는 군사 시설도 없었다"며 "이 모든 정황은 언론인에 대한 이번 공격이 고의적이며 이들을 표적으로 삼았다는 점을 시사한다. 중대한 국제법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20일 자국 주재 이스라엘 대사를 초치해 이번 사건에 대한 공식 항의를 전달했다고 타스통신은 전했다. 외무부는 이번 사고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이 같은 사건의 재발 방지 필요성을 이스라엘 대사에게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군은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테러 활동과 무기 수송에 활용한 리타니강 다리를 겨냥해 최근 며칠간 펼친 공격의 일부였다는 입장이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몇 시간 동안 공개된 영상에는 카스미야 다리에서 기자 한 명이 목격된다. 이 구역에 대해서는 분명한 경고를 발표한 바 있다"라며 "경고 후 충분한 시간이 흐른 뒤 공습했다"고 반박했다.
국제 언론인 권익보호단체 언론인보호위원회(CPJ)의 지난달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에서 살해된 기자와 미디어 종사자는 모두 129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이들 중 3분의 2는 이스라엘에 의해 살해됐다고 CPJ가 지적했지만, 이스라엘군은 "언론인을 고의로 겨냥한 적이 없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고 반박한다.
레바논 보건부는 이란 전쟁 이후 지난 2일부터 19일까지 레바논에서 사망자 1천1명, 부상자 2천584명이 나왔다고 집계했다.
레바논에서는 헤즈볼라를 노린 이스라엘의 공습과 지상군 작전이 동시에 펼쳐지면서 사상자가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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