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대덕구의 자동차 부품 제조 공장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로 11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가운데, 사망자(9명)가 집중된 공간이 설계 도면에도 없는 임의 복층 구조였던 것으로 드러나났다.
21일 대전 대덕구와 대덕소방서에 따르면, 당초 건물 3층 헬스장으로 알려졌던 사고 현장은 조사 결과 층고가 높은 2층의 자투리 공간을 막아 만든 불법 조성 의심 공간으로 확인됐다.
해당 건물은 기계 설비를 위해 층고가 5.5m로 설계되었는데, 이 과정에서 지상에서 3층 주차장으로 올라가는 경사로와 3층 사이에 상당한 높이의 빈 공간이 발생했다. 업체 측은 이 공간을 임의로 복층처럼 꾸며 직원들의 탈의실 및 휴게 공간으로 사용해 온 것으로 보인다.
박경하 대덕구 주택경관과장은 “이 공간은 도면상에 없는 부분”이라며, 별도의 계단을 만들어 출입했을 것으로 추측했다.
이러한 비정상적인 구조가 인명 피해를 키운 결정적 원인으로 지목된다. 원래 한 층이었던 곳을 두 층으로 쪼개 사용하다 보니 창문이 한쪽 면에만 편중되어 있었고, 정면은 벽으로 막혀 있었다.
화재 당시 점심시간을 맞아 복층에서 휴식을 취하던 직원들이 불길을 뒤늦게 인지하고 탈출하려 했으나, 창문 부족으로 연기가 빠져나가지 못하고 시야가 차단되면서 탈출구를 찾는 데 치명적인 어려움을 겪었을 가능성이 크다.
남득우 대덕소방서장은 전면 유리창이 막혀 있어 대피가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을 인정하며, 창문을 통해 연기가 배출되지 못한 점이 지장을 주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덕구 측은 해당 공장이
1996년 준공 이후 수차례 증축을 거쳤으나, 이번에 문제가 된 복층 공간은 행정 당국이나 소방 당국이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던 ‘사각지대’였다고 밝혔다. 소방당국은 1층에서 시작된 불이 2~3층으로 확산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발화 원인과 불법 구조물 설치 여부를 집중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