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군악대의 ‘러스티 네일’ 연주에 감동한 日 다카이치

엑스재팬의 히트곡이자 다카이치 애창곡
과거 일본 방송 무대에서 직접 부르기도

미국 방문을 마친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미군 군악대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후 백악관에서 열린 만찬 당시 군악대 연주에 감동을 받았다는 것이다.

 

지난 19일(현지시간) 방미 중인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백악관 만찬장에 들어서기 전 미군 군악대의 ‘러스트 네일’ 연주를 들으며 기뻐하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 SNS 캡처

22일 다카이치 총리의 SNS에는 지난 19일(현지시간) 백악관 만찬장 앞에서 연주하는 군악대를 보며 그가 기뻐하는 사진이 게재됐다. 사진과 함께 적은 글에서 다카이치 총리는 “저녁 식사에 앞서 만찬장 밖에 제가 도착하자 군악대 대원들이 엑스 재팬(X Japan)의 ‘러스티 네일’(Rusty Nail)을 연주해 주셔서 크게 감격했다”고 밝혔다.

 

‘엑스 재팬’은 우리나라에서도 유명한 일본 헤비메탈 밴드다. 1982년 데뷔 후 1980년대 말∼1990년대 초 전성기를 보냈다. 1997년 해체되었다가 10년 만인 2007년 다시 결성돼 현재까지 활동 중이다. 다카이치 총리가 언급한 ‘러스티 네일’을 비롯해 ‘엔드리스 레인’(Endless Rain) 등 숱한 히트곡을 발표했다.

 

다카이치 총리가 헤비메탈 음악의 열렬한 팬이란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 듣는 것만 즐기는 게 아니고 직접 헤비메탈 밴드 드러머로도 활동했다. 지난 1월13일 이재명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했을 때 다카이치 총리의 특별한 제안으로 두 정상이 함께 드럼을 연주하는 장면이 연출됐다.

 

그 다카이치 총리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가 바로 엑스재팬의 ‘러스티 네일’이다. 과거 어느 방송에 출연해 직접 부른 적도 있을 만큼 애창곡이다. 이를 잘 아는 백악관이 다카이치 총리를 위해 특별히 군악대에 ‘러스티 네일’ 연주를 주문한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 만찬장에선 ‘러스티 네일’ 외에 일본 대표 애니메이션 ‘이웃의 토토로’ 주제곡도 울려 퍼졌다.

 

지난 1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미·일 정상회담이 끝나고 환영 만찬 행사가 열려 다카아치 사나에 일본 총리(왼쪽)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옆에서 지켜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얼굴 표정이 묘하다. AP연합뉴스

이처럼 만찬 행사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으나 두 정상 간에 긴장의 순간도 있었다. ‘이란 공습 직전에 왜 일본 등 미국의 동맹국들에게 언질을 주지 않았느냐’는 어느 일본 기자의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은 왜 내게 진주만을 알리지 않았느냐”고 되물었다. 미국의 제2차 세계대전 참전을 부른 1941년 12월7일 일본군의 하와이 진주만 공습을 언급한 것이다. 듣기 거북한 농담이었고 실제로 다카이치 총리는 얼굴 표정이 굳어졌다.

 

트럼프는 미국과 전쟁 중인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맞서 일본이 함정을 보내 해협에 갇힌 상선들을 호위할 것을 강하게 요청했다. 하지만 다카이치 총리는 일본 헌법의 ‘평화’ 조항 등을 들어 자위대의 해외 파병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