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4일제·휴교령… 각국 ‘에너지허리띠’ 졸라매기 [美·이란 전쟁]

전쟁 장기화에 수요억제 나서
EU, 가스비축 목표치 낮추고
美, 이란 석유 한시 판매 허용

“걸프발 LNG, 열흘내 공급 끊겨”

중동전쟁이 장기화하면서 국제유가 급등세가 꺾이지 않자 각국이 에너지 절약을 위한 비상조치를 잇달아 시행하고 있다. 미국은 이란산 원유의 판매를 허용하며 유가 상승 억제에 나섰지만, 공급 여력 부족과 이란의 ‘선별적’ 호르무즈해협 통제 행보에 유가 불안은 좀처럼 진정되지 않는 모습이다.

 

20일(현지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직후 각국 정부는 에너지 가격 상승 충격을 완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으나, 최근에는 에너지 수요 자체를 줄이기 시작했다.

네팔의 액화석유가스(LPG) 판매소 앞에 늘어선 빈통. 로이터연합뉴스

영국은 주점과 식당을 대상으로 야간 냉장고 전원 차단을 권고했다. 슬로바키아는 주유소의 경유 판매량 제한에 나섰다.

 

중동산 에너지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동남아시아도 수요 통제에 나섰다. 스리랑카는 공공기관과 학교를 대상으로 주4일 근무제를 도입하고, 연료 배급제를 시행했다. 단 요르겐센 유럽연합(EU) 에너지 담당 집행위원은 회원국 정부에 보낸 서한에서 당초 12월까지 저장고의 90%까지 채워야 하는 가스 비축 목표치를 80%로 낮추고, 가급적 조기에 비축 물량을 확보할 것을 촉구했다. 전쟁이 4주째 이어지면서 국제유가 급등세가 진정되지 않자 미국은 이란산 원유 판매를 한 달간 허용하기로 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이날 엑스(X)를 통해 “현재 해상에 발이 묶여 있는 이란산 원유에 대한 판매 허용 조치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산 석유를 싣고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온 유조선이 지난 12일(현지시간) 인도 서부 뭄바이항에 도착한 모습. EPA연합뉴스

이란과 직접 거래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일본 선박의 호르무즈해협 통과와 관련해 일본 측과 협의를 개시했다고 말했다. 아라그치 장관은 전날 교도통신의 전화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란을 공격하는 적의 선박에 대해 봉쇄하고 있다”며 적 이외 선박의 통과는 가능하다고 밝혔다.

 

한편 호르무즈해협을 통한 전 세계 가스 공급이 앞으로 열흘 안에 모두 끝날 예정이라고 22일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FT는 선박중개업체 어피니티 분석을 인용해 전쟁 전 카타르와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상당수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이 목적지를 향해 출발했던 만큼 향후 본격적인 공급 차질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