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이나 비거주 고가주택, 과다 부동산을 보유한 공직자들은 주택·부동산 정책을 담당할 수 없도록 하면서 관련 부처에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부동산 정책에 대한 국민 불신을 막고 이해충돌 방지를 위한 취지로 이해하면서도 내부 인적 쇄신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선 부동산 대책과 관련된 주요 고위공직자 중 결격 사유가 있는 이들은 많지 않아 후폭풍이 그리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22일 이 대통령이 밝힌 배제 대상은 청와대와 국토교통부, 재정경제부, 금융위원회 등 주택·부동산 정책을 다루는 부처와 기관 소속으로 다주택자 등 이른바 ‘부동산 부자’가 해당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다주택 여부 판단 기준을 어디까지 적용할지에 대해서 관심이 쏠린다. 부부 공동 명의 주택만 포함할지, 부모·자녀 등 가족 명의 재산까지 반영할지에 따라 대상 범위가 크게 달라질 수 있어서다.
전세권이나 임차권은 실거주 목적의 임차 형태인 만큼 주택 소유로 보기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금융당국에선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해 10월 소유하고 있던 서울 강남 아파트 두 채 중 한 채를 처분하며 다주택자 비판에서 벗어났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의 경우 ‘갭투자’ 비판을 받았으나, 서울 강남의 아파트 한 채를 보유해 실거주 중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융위 고위공직자 중 다주택자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정책 관련자들도 다주택자일 경우 검토 과정에서부터 배제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실제 배제 대상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관련 부처 중 한 관계자는 “이해충돌 방지라는 취지에는 공감한다”며 “(청와대 등에서 다주택자 배제) 기준이 명확히 내려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주택 공직자 등을 상대로 한 이재명 대통령의 압박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일 싱가포르 순방 중에도 사회관계망서비스 X(옛 트위터)를 통해 “‘고위 공직자이니 먼저 팔라’고 도덕적 의무를 얘기할 필요가 없다”면서 “세금, 금융, 규제 등 국가제도를 운영함에 있어 부동산 투기가 불가능하도록 만들었다면, 집을 많이 가지거나 살지도 않을 집을 보유하고 초고가주택에 사는 것이 경제적 이익을 낳는 것이 아니라 부작용에 상응하는 부담이 되게 만들었다면, 부동산 투기는 일어날 수 없다”고 적기도 했다.
정부는 또 최근 고위공직자 인사 검증 서류에 다주택자 여부를 묻는 항목을 추가해 검증 절차를 강화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