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숙 “박원순·오세훈 시정은 잃어버린 20년…서울 바로잡겠다” [서울시장 출마자에 듣는다]

“朴, 친목기회로 공적 재원 퍼줘
吳, 예쁜 건물 만드는 취미활동

주택난 가장 절박… 닥치고 공급
정원오, 대도시 이끌 능력 안 보여”
“박원순 전 시장은 시민단체의 ‘빨대’가 돼 공적 자원을 나눠 먹었고, 오세훈 시장은 예쁜 건물과 랜드마크를 만드는 ‘취미활동’을 했습니다.”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인 윤희숙 전 혁신위원장이 17일 세계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윤 후보자는 서울의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 주택·부동산 문제를 꼽으며 “닥치고 공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상수 기자

윤희숙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는 박원순·오세훈 전·현직 서울시장의 시정을 이렇게 압축했다. 박 전 시장 시절 서울은 시민단체 생태계가 공적 재원을 빨아들이는 구조로 기울었고, 오 시장은 도시의 본질적 문제 해결보다 랜드마크 조성과 외형 꾸미기에 치중했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그는 두 시장의 재임 기간을 두고 “청년이 서울에서 미래를 꿈꾸지 못하게 만든 잃어버린 20년”이라고 규정했다.

 

정치인 윤희숙이 대중에게 가장 널리 알려진 시점은 2020년 7월이다. “저는 임차인입니다”라는 말로 시작한 윤 후보자의 연설은 당시 언론과 대중의 큰 관심을 받았다. 지난해 대선 이후에는 당 혁신위원장을 맡아 당의 공식적인 ‘절윤’(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가장 먼저 주장하기도 했다. 당시 윤 후보자가 이끈 혁신위는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한 채 종료됐지만, 그가 뿌린 문제의식은 이달 초 국민의힘 의원 전원 명의의 절윤 결의문으로 이어졌다.

 

가는 곳마다 파장을 만들어낸 그가 이번에는 서울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윤 후보자는 이번 지방선거의 시대정신을 ‘보수의 반성과 재기’, 그리고 ‘이재명 1인 천하를 막는 마지막 보루’로 꼽았다. 서울이 무너지면 보수 정치도 무너지고, 동시에 대통령 한 명에게 입법과 사법, 행정에 이어 서울까지 종속된다는 것이다. 17일 윤 후보자를 선거캠프에서 만났다.

 

―지금 서울이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겉으로는 활기 있어 보이지만, 사실 쇠락하고 있는 도시라고 본다. 젊은이들이 서울 밖으로 쫓겨나기 시작한 지도 한참 됐고, 희망을 가진 청년도 많이 줄었다. 이 도시 안에 “내 자리가 없다”라는 절망을 주고 있다. 15년 동안 인구가 100만이 줄었다. 축소되고 가라앉는 도시가 된 거다.”

윤희숙 국민의힘 전 혁신위원장 /2026.03.17 최상수 기자

―가장 시급한 과제가 무엇일까.

 

“주택, 부동산 문제가 시급하고 절박하다. 도시를 파괴하는 가장 빠른 방법이 첫 번째가 폭격이고, 두 번째가 부동산이다. 문재인 정부, 박원순 시장 시절 부동산 세제 개편과 임대차법으로 아파트 가격이 급등했고, 전·월세 대란이 일어나면서 청년들이 서울 밖으로 쫓겨났다. 지금 그때와 데칼코마니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

 

―해법은.

 

“가장 근본적인 팩트는 서울에 주택이 부족하다는 것. 주택 공급에 전력을 다해야 한다. 서울은 오래된 도시라 땅이 없기 때문에 재개발·재건축 말고는 방법이 없다. 그런데 민주당은 누군가 돈을 버는 게 싫어 재개발, 재건축을 사실상 막고 있다. 재개발·재건축을 억누르는 각종 제도적 틀과 금융 규제를 빨리 풀어야 한다. 출마 선언에서 ‘닥치고 공급’이라 쓴 이유다.”

 

―박원순·오세훈 시정을 어떻게 평가하나.

 

“이명박 이후 시장들은 산업적 에너지를 일깨웠어야 했다. 박원순 시장은 그런 일을 해야 한다는 것 자체를 몰랐다. 시장 자리를 일종의 친목활동 기회로 삼았다. 기생적인 시민단체 생태계를 구축했고, 그들은 시장 자리에 빨대를 꽂아 공적 재원을 나눠 먹었다. 오세훈 시장은 취미활동을 했다. 인테리어 사업처럼 예쁜 건물과 랜드마크를 만들었다. 정작 청년들이 도시 밖으로 내쫓기고, 자영업이 줄줄이 폐업하는 건 보지도 않았다. 그래서 잃어버린 20년이라는 거다.”

 

―오 시장이 ‘재재공모’ 끝에 결국 후보로 등록했는데.

 

“우리 당에서 오세훈 시장은 굉장히 중요한 인물이다. 당내에서도 그 정도 경력을 가진 정치인이 많지 않다. 다만 이번에 ‘갈지자 행보’를 보인 것은 비판받을 부분이 있다. 당의 쇄신을 끌어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후보가 돼 쇄신을 요구하는 것이다. “이거 해주면 내가 등록하겠다”는 모습이 대중에게 어떻게 비치겠나. 정치인은 많은 사람을 이끄는 자리다. 개인적인 유불리를 따질 거면 정치를 해서는 안 된다.”

윤희숙 국민의힘 전 혁신위원장 /2026.03.17 최상수 기자

―국민의힘이 여전히 ‘절윤’을 매듭짓지 않았다는 비판이 있다.

 

“지난번 당에서 결의문을 채택했다. 물론 그 내용에 굉장히 불만이 많고 아쉽지만, 일종의 첫 페이지라고 생각한다. 결의문 채택 이후 여러 사람으로부터 쇄신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흐름이 형성된 것이다. 경선이 시작된 다음에는 이 흐름을 더 강화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을 더 가속화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실마리가 경선 후보다.”

 

―민주당에선 정원오 전 성동구청장이 유력 후보다.

 

“존재감 있는 분이 아니다. 대도시를 이끌만한 능력을 보인 적이 없다. 동전 정리를 잘한다고 한국은행장을 시킬 순 없지 않은가. 본선으로 들어가면 경쟁력이 형편없다고 드러날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정원오 후보자를 언급했는데.

 

“제일 중요한 부분이 ‘대통령 픽’이라는 거다. 이재명 1인의 목소리에 의해 입법과 사법, 행정에 이어 지방자치까지 좌우되고 있다. 일종의 1인 천하, 이재명 블랙홀이다. 서울이라는 대도시까지 직접 지배하기 위해 존재감 없는 정원오를 선택했다고 본다.”

 

―이번 지방선거의 시대정신은.

 

“첫째는 보수의 반성과 재기다. 서울의 문제를 푸는 정치인이 그 역할을 할 수 있다. 보수가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역량을 보여주는 과정이 될 거다. 둘째는 이재명 1인 천하를 견제할 마지막 보루다. 합리적이고, 견제와 균형이 살아있는 시스템을 회복하기 위한 마지막 기회가 될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