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기소 분리 마침표… 10월 형사사법체계 대격변 예고

공소청·중수청 설치법 입법 완성
78년 영욕의 검찰시대 곧 저물어

특사경 檢지휘 권한 삭제 우려 속
‘검사 보완수사권’ 논쟁도 불가피

‘수사·기소 분리’를 대원칙으로 한 이재명정부의 검찰개혁이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법 국회 본회의 통과로 9부 능선을 넘었다. 개정 정부조직법과 이 두 법이 시행되는 올해 10월2일부로 형사사법체계는 대격변을 맞는다. 1948년 검찰청법 제정 이후 78년 만이다. 아직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규정한 형사소송법 개정 작업 등 후속 입법절차가 남아 있지만, 이미 기존 검찰의 권한을 대폭 축소하는 내용으로 두 신설기관의 ‘뼈대’가 세워지며 적잖은 변화가 예고된 상황이다.

22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뉴시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청의 후신이 될 공소청 설치 법안은 20일, 검찰의 기존 수사 기능을 넘겨받는 중수청 설치 법안은 21일 각각 여당 주도로 국회 문턱을 넘었다. 애초 정부안 발표 후 이견을 드러냈던 당·정·청이 최종 합의한 안인 만큼, 이재명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극히 낮아 조만간 국무회의 의결 등을 거쳐 공포될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변화는 검사가 더 이상 수사를 개시하거나 직접수사를 할 수 없게 된 점이다. 기존에도 규모가 큰 경제사범이나 마약사범 같은 경우를 제외하면 일반 국민이 형사사건에서 검찰의 수사 대상이 되진 않았지만 경찰, 특별사법경찰(특사경) 등 국민 생활과 밀접한 수사기관들에 대한 검사의 지휘·감독 기능이 상당 부분 사라지면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국회를 통과한 공소청법은 그간 검사가 경찰, 특사경 등 수사기관에 대한 통제 수단으로 갖고 있던 영장 집행 지휘권 등 권한 관련 조항을 삭제했다. 정부안에 담겼던 중수청에 대한 입건 요청권과 수사개시 통보 조항 등도 빠졌다. 한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기존에는 검사가 수사 단계별로 직접 지휘하거나 처분 기한 등을 정해줬는데, 앞으론 수사기관이 영장을 신청하기 전까지 수사 진행 상황을 모르는 ‘깜깜이’ 상태로 사건을 받아들게 돼 사건 처리가 더 늦어질 것”이라고 했다.

 

특사경에 대한 검사의 지휘·감독 권한이 삭제된 점은 문제로 지적된다. 특사경은 식품·의약·세무·환경·노동 등 전문성이 필요한 영역에서 일반직 공무원에게 사법경찰권을 부여한 제도다. 2만명에 달하는 특사경의 절반가량이 경력 1년 미만으로 가뜩이나 전문성이 부족한데 통제 장치마저 없애 부실수사 또는 과잉수사의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논란은 형사소송법 등 개정 과정에서도 쟁점이 될 전망이다. 법조계에서는 검사의 권한 축소로 우려되는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형사사법체계 ‘최후의 통제 장치’로 작용해온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유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반면, 여권 강경파는 보완수사권을 예외적으로라도 남겨둘 순 없다는 입장이어서 치열한 논쟁이 불가피하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공소청법을 심사할 당시 막판에 수정된 것으로 알려진 부칙 7조를 두고도 갑론을박이 인다. 해당 부칙은 검사와 검찰 공무원을 중수청 등 다른 기관으로 배치할 수 있다는 조항인데, 중수청행을 희망하는 검사가 극소수인 상황에서 사실상의 강제 발령 등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는다. 일각에선 수사·기소권을 모두 갖고 있다는 전제로 정해진 검사 정원을 축소할 수밖에 없는 만큼, 해당 부칙이 또 다른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