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李가 띄운 ‘탈모 지원’ 지자체 속속 가세

조례 제정 등 움직임 활발

李 “탈모 생존문제” 발언 영향
오산시 등 전국 9곳 조례 마련
서울 성동·충남 보령 이미 시행
각각 연간 20만원·50만원 지원
복지부 심의 통과해야 지원 가능
급여화도 검토… 건보 재정 난제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청년의 탈모 치료 지원을 위해 관련 조례를 발의하는 등 움직임이 활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재명 대통령의 ‘탈모는 생존 문제’ 발언과 맞물려 지자체에서도 관련 예산을 투입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22일 익산시의회에 따르면 지난 10일 ‘청년 탈모 치료 지원 조례안’이 발의돼 24일 시의회 상임위원회에서 이를 논의할 예정이다. 조례안은 ‘청년층의 탈모 발병률이 증가해 사회적 고립이 심각하며, 탈모 치료는 장기적인 비용이 발생하는데도 대부분 비급여로 분류돼 청년들의 경제적 부담이 매우 큰 크다’고 제정 이유를 적시했다. 동시에 18∼39세 청년을 대상으로 탈모 치료 지원사업을 시행할 근거를 담았다. 시의회 관계자는 “상임위에 이어 본회의까지 통과해 조례가 마련되면, 이후 보건복지부와 사업 시행을 위한 협의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전라남도의회도 최근 청년 탈모 치료 지원 조례안 제정을 검토하고 나섰다. 도의회 관계자는 “더불어민주당 김문수 의원이 대표 발의를 위해 비용 추계를 의뢰한 상황”이라며 “청년 탈모 치료 지원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하려는 것이며, 최종 발의 시에 복지부에 알릴 것”이라고 했다.

현재 청년 탈모 지원사업을 하는 지자체는 전국에서 단 두 곳이다.

 

서울 성동구가 39세 이하 구민에게 연 20만원을, 충남 보령시가 49세 이하 시민에게 연 50만원을 탈모 치료비로 지원하고 있다. 관련 조례를 마련한 곳은 전국 9곳인데 나머지 7곳은 조례만 만들어 둔 채 사업 시행은 하고 있지 않다.

 

지자체에서 탈모 지원사업을 시행하려면 복지부 사회보장위원회(사보위) 심의를 통과해야 한다. 지자체 내 다른 사업과 중복 여부 등을 검토하는 절차다. 만약 지자체가 사보위 심의 결과를 이행하지 않으면, 분권교부세 감액 등 불이익 조치가 내려진다. 다만 현재까지는 탈모 지원사업을 강행했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받은 지자체는 없다. 복지부에 따르면 현재 총 8개 지자체에서 탈모 지원사업 시행을 위해 협의를 요청한 상태다.

 

서울 서대문구, 부산 사하구 등인데, 사하구 경우 이달 3일 협조 요청을 해왔다. 사하구는 2023년 탈모 치료제 구매 지원사업을 하려 했으나 당시 복지부의 제동으로 반려됐다. 지난해 복지부 업무보고를 계기로 재협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나머지 7개 지자체는 지난해 복지부 업무보고(12월16일) 이전부터 협조를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당시 업무보고에서 “젊은 세대에게 탈모는 생존의 문제”라며 건강보험 적용 확대를 주문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청년 건강바우처를 통해 지원하는 방향이 아닌, 치료제 급여화 방향으로 검토 중”이라고 했다.

한 대형마트의 두피·탈모 케어존. 연합뉴스

탈모약 급여화는 ‘국민건강보험공단 재정난’과 ‘세금 투입의 적정성’ 측면에서 논쟁적이다.

 

지자체의 지원사업 확대도 전체 치료 인원을 끌어올려 결과적으로 공단 부담금을 늘리게 된다. 적자 상태인 건보 재정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의미다.

 

공단에 따르면 2022년부터 2024년까지 탈모 진료 인원은 매해 소폭 줄어 2024년 기준 23만8271명이다. 반면 총진료비는 매해 늘어나 2024년 457억원을 기록했다. 2015년(246억원) 대비 46.2% 증가한 규모다. 치료비 증가에 따른 공단 부담금도 2024년 305억원을 기록해 2015년(160억원)보다 47.5% 증가했다.

 

건보 재정은 올해 4633억원 흑자에서 내년 3072억원 적자로 전환할 전망이다. 2028년에는 무려 1조5836억원 적자가 예상된다.

 

의료계는 암 등 중증질환의 급여화가 우선이라며 탈모 치료 급여화에 반대한다. 의협 측은 “탈모 치료제 급여화에 건강보험 재정을 투입하기보다는 중증질환 급여화를 우선 추진하는 것이 건강보험 원칙에 부합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