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가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통제와 관련해 중동 정세를 주시하며 이중 대응을 이어가고 있다. 동맹국과 대이란 압박에 참여하면서도 이란과의 대화 채널은 유지하는 구조로, 에너지 수송로 확보와 외교적 긴장 관리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이란이 일본 선박 등에 대해 협의를 통한 통과 허용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정부는 관련국과의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는 입장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21일 “이란을 포함한 관련국들과 다각적으로 소통해 오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란 압박에도 동참하고 있다. 외교부는 미국의 우방인 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일본·네덜란드·캐나다가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봉쇄를 규탄하는 공동성명에 동참한다고 20일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도 같은 날 “미국을 포함한 주요 우방국들과 긴밀히 소통하고, 다각적인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국무역협회 통계를 보면 한국은 원유 수입의 약 70%를 중동에 의존하고 있는데, 이 중 대부분이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한다. 이 같은 구조를 고려했을 때, 해협 통제가 국내 에너지 수급과 직결되는 점을 고려한 대응으로 해석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같은 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그곳(호르무즈해협)에서 굉장히 잘하고 있다”며 “우리는 그 해협을 이용하지 않는다. 우리에겐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유럽과 한국, 일본, 중국 등 다른 많은 나라는 그것을 필요로 하니, 그들이 좀 관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한국이 미국을 지원하길 원하는가’라는 질문에는 “나는 한국을 사랑한다. 우리는 한국과 훌륭한 관계다. 우리는 한국을 많이 도와주고 있다”고 답했다. 미국에서 유통되는 원유는 대부분 자국에서 생산되므로 호르무즈해협을 통해 원유를 공급받는 나라들이 상선 호위에 참여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를 두고 한국을 포함한 주요 원유 수입국의 대응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