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가 중동 사태에 따른 경제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약 25조원 규모로 편성해 신속 처리키로 했다. 여당은 정부 추경안을 다음 달 10일까지 처리한다는 목표로 입법 절차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민주당 강준현 수석대변인은 22일 국회에서 열린 고위당정협의회 후 브리핑에서 “이번 추경안은 추가 국채발행 없이 예상되는 초과세수를 활용해 편성해 국채나 외환시장 영향을 최소화할 예정”이라며 “추경 규모는 25조원 정도 수준”이라고 했다.
이번 추경은 고유가·고물가에 따른 산업·취약계층 피해 지원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강 수석대변인은 “전쟁 추경을 신속히 편성해 물류, 유류비 경감과 수출 기업 지원을 추진해나가기로 했다”며 “차등 지원을 통해 취약계층 및 지방 등에 지원을 더 많이 해야 한다는 데 (당·정·청이) 의견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취약계층 등에 대한 지원 방식은 지역화폐로 이뤄질 전망이다.
신속 추경을 위해 당·정·청은 ‘원팀’ 기조로 입법 속도전에 뜻을 모았다. 김민석 총리는 모두발언에서 “중동의 긴장이 우리 경제의 심장부까지 밀려왔지만 당정청은 혼연일체로 반드시 이 고비를 넘겠다”고 강조했다. 정청래 대표도 “역사상 가장 빠른 속도로 추경을 처리하겠다”고 화답했다. 민주당은 이르면 4월10일에 추경안을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민주당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의원총회 직후 “4월2∼3일 (추경 관련) 상임위원회를 열고, 4월6일쯤 종합정책질의 이후 10일에 처리하려 한다”고 했다.
다만 국민의힘이 ‘선거용 돈 풀기’라고 반발하면서 추경안 처리 과정에 진통이 예상된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이날 KBS 라디오에서 “중동에서 전쟁이 났다고 해서 국가재정법상 추경 편성 요건에 들어 있는 ‘대한민국의 전쟁’을 이유로 추경하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선거용 매표 행위”라고 비판했다.
정부는 중동상황 장기화에 따른 복합대책 필요성을 언급하고 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중동상황에 따른 관계장관 간담회’에서 중동상황 장기화에 대비해 추경 외 금융·세제 정책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했다. 구 부총리는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물가 부담 증가 우려와 관련해서도 “최고가격제 안착을 위해 철저한 현장점검을 해야 한다”며 “공공요금 동결, 23개 특별관리 품목별 할인지원 확대, 유통구조 개선 등 민생물가 안정방안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관계부처에 당부했다.
정부는 또 중동 정세 장기화 가능성에 이미 시행 중인 ‘차량 5부제’ 관리 강도를 높이기로 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 관계자는 “공공부문의 경우 이미 전 부처가 차량 5부제를 시행 중이지만, 일부 현장에서 제대로 이행되지 못하는 측면이 있었다”며 “5부제 실천과 이행력을 높여 에너지 절약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도 이날 페이스북에서 “공공부문부터 승용차 5부제를 실천하며 솔선수범하겠다”고 강조했다.